이복현 금감원장 "금투세 강행, 1400만 투자자 혼란 가중 유의해야"

주주보호 상법개정 필요성 언급 서유석 금투협회장 “밸류업,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대승적 차원 문제” 요시오 호리모토 日국장, 밸류업 성공요인 3가지 공개

2024-05-28     박수영 기자

[프레스나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와 관련해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하고 치밀한 판단없이 과거 기준대로 금투세 시행을 강행할 경우 우리 자본시장의 버팀목이 되는 1400만 개인 투자자의 우려와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28일 금융투자협회 주관으로 열린 자본시장 밸류업 국제세미나에 참석해 “좋은 기업에 투자하고 투자자는 그 이익을 향유하는 상생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세제측면에서의 논의도 필요하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금투세 폐지와 함께 이 원장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도록 하는 상법 개정 필요성을 알렸다. 밸류업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 건전한 거버넌스 형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그동안 쪼개기 상장 등 투자자 이익에 반하는 기업의 의사결정 사례가 반복되고 있으나, 소액주주에 대한 법적 보호수단 미비로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훼손된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한편, 법제화를 통해 경영 판단 원칙을 명료하게 해 실효성을 확보하는 등 균형 잡힌 시각에서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 원장은 "자본시장 밸류업은 선택이 아닌 생존 내지는 필수의 문제"며 "긴 호흡으로 해야 하는 작업으로 시장의 눈높이 높이기 위해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번영을 위한 열쇠: 한국 자본시장’이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요시오 호리모토 일본 금융청 국장 등 금융업계 200여명이 참석했다. 서 회장은 “자본시장 밸류업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음으로써 저성장, 저출생, 고령화 시대의 돌파구가 될 수 있는 경제 선순환 정책"이라며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대승적 차원의 문제”라고 말했다.

호리모토 국장은 ‘일본 새로운 자본주의 정책의 주요내용과 성과’를 발표했. 호리모토 국장은 기시다 내각 출범 이후 새로운 자본주의 정책이라는 큰 틀 아래 밸류업 정책들이 이뤄지는데 있어 3가지를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그가 꼽은 성공요인은 ▲가계자산을 자본시장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광범위한 구조적 개혁 ▲총리 등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해외투자자에 대한 긴밀한 소통 노력 ▲세제 인센티브, 금융교육 등 정책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한 것 등이다.

또, 호리모토 국장은 "일본도 아직 두 번째 스테이지 불과하다"며 "자산운용 입국 계획은 인베스트먼트 체인에 관여하는 모든 주체에게 행동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전은조 맥킨지앤드컴퍼니 시니어파트너가 ‘한국 자본시장의 밸류업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전 파트너는 “한국 기업들의 저평가는 정량적 분석 결과 실증적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수익성 지표 등 재무적 저성과와 크게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전 파트너는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와 금융투자회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기관투자자들은 책임있는 인게이지먼트 활동을 지속하고, 투자대상 기업에 대한 장기적 관점의 투자와 소통을 이어가야 한다"며 "금융투자회사는 IB 전문화를 통해 기업금융 사업의 근원적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열린 자본시장 밸류업 국제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