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4대 은행 중 나홀로 예대금리차 축소

우리은행, 4월 예대금리차 0.99%p..이어 KB, 신한 순 하나은행 0.38%, 가계대출금리 타 은행에 비해 낮아 "우대금리 확대 정책에 따른 가계대출금리 안정화"

2024-06-11     박수영 기자

[프레스나인] 하나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가 타 시중은행과 달리 줄어들고 있다. 하나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9개 전체 은행 중에서도 최저 수준으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모두 하락했지만 금융당국 압박 등으로 대출금리 하락 폭이 더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5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에 따르면 지난 4월 신규취급액 기준 하나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정칙서민금융 제외)는 0.38%p로 집계됐다. 다른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의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것과는 다른 행보다. 특히 하나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9개 전체 은행 중에서도 최저 수준이다.

지난 4월 우리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가 0.99%p로 4대 은행 중 가장 컸고, 국민은행(0.90%p), 신한은행(0.72%p)이 뒤를 이었다. 전월과 비교하면 우리은행 0.24%p, 신한은행 0.13%p, KB국민은행 0.10%p 씩 늘었다.

하나은행의 예대금리차가 나홀로 축소된 이유 가계대출금리가 타 은행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지난 4월 가계대출금리는 4.01%로 우리은행(4.54%), 국민은행(4.43%), 신한은행(4.31%) 보다 낮다.

지난 2월까지만 하더라도 하나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는 0.71%p로 4대 은행 가운데 우리은행(0.74%p)의 뒤를 바로 이었다. 하지만 국민·우리은행이 나란히 가계대출금리를 올리면서 순위가 역전됐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의 예·적금 금리와 대출 금리 간 차이로 은행의 이자수익과 직결된다. 하나은행의 경우 대출금리가 떨어지는 속도를 예금금리가 따라가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자 상승기에 예금금리는 대출금리보다 상승 속도가 늦어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가계예대금리차 하락은 우대금리 확대 등 정책에 따른 가계대출금리 안정화가 주 원인"이라며 "고금리 저축상품과 저금리 대출상품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한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의 지난 4월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도 전월 대비 0.08%p 하락한 2.01%p로 집계됐다.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 하락 역시 은행의 이자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확장해 이자수익을 늘리는 방안도 있지만 가계대출을 늘리기가 어렵고, 주담대는 마진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이자장사를 지적하며 압박하고 있어 예대금리차를 늘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또, 미국 중앙은행(Fed)이 하반기 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다면 예대금리차를 올리기는 더 어려워진다.

한편, 지방은행과 외국계 은행을 포함한 공시 대상 19개 은행 중 가계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전북은행(6.13%p)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계대출금리가 8.08%로 다른 지방은행에 비해 높은 영향이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 가계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은행은 토스뱅크(2.93%p)로 케이뱅크(1.54%p), 카카오뱅크(1.15%p)가 그 뒤를 이었다. 인터넷은행 3사 모두 전월 대비 소폭 상승했다.

자료/은행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