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성궤양용제 시장, P-CAB 점유율 확대 언제까지?

1분기 점유율 20% 육박…PPI 제제 점유율 50%대 유지 일본 시장 2020년 33% 돌파…품목 확대와 함께 지속 확대 전망

2024-06-12     김창원 기자

[프레스나인]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HK이노엔 케이캡을 필두로 P-CAB(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 제제의 점유율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PPI(프로톤펌프억제제) 제제가 차지하고 있어 P-CAB 제제의 시장 확대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HK이노엔의 최근 기업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P-CAB 제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19.5%로 20%에 근접한 모습을 보였다. 직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 18.7%와 비교하면 0.8%p 증가했고, 지난해 1분기 15.5%보다는 4.0%p 증가해 꾸준히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전까지 소화성궤양용제를 이끌어 온 PPI 제제가 여전히 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PPI 제제 점유율은 P-CAB 제제가 등장한 이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로, 지난해 1분기 56.4%에서 올해 1분기 53.7%로 2.7%p 줄었다.

단,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53.6%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되레 0.1%p가 증가한 수치다. P-CAB 제제가 점유율을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지만, PPI 제제 역시 어느 정도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PPI 제제가 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동시에 최소한의 성장은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P-CAB 제제가 이를 넘어설 것이라 낙관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20년 P-CAB 제제의 시장 점유율이 33%로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월등히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CC Research의 전망에 따르면 10년 뒤인 2030년 44%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우리보다 P-CAB 점유율이 높은 일본에서도 2030년까지는 시장 절반을 차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내에서 다양한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어 경쟁과 함께 시장 확대 속도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국내 P-CAB 제제 시장은 가장 먼저 출시된 HK이노엔 케이캡이 시장을 이끌고 있으며, 대웅제약 펙수클루가 뒤따르며 함께 성장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처방액은 케이캡이 1582억 원, 펙수클루가 535억 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 4월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큐보의 허가를 받아 하반기 중 판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일동제약 자회사 유노비아가 대원제약과 함께 P-CAB 제제 공동 개발에 돌입했고, 국내 허가 이후 출시는 하지 않은 한국다케다제약의 보신티를 대상으로 제네릭 개발이 이어지고 있어 향후 품목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품목이 확대되면 경쟁과 함께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지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자큐보가 합류를 비롯해 후발 제품들이 계속해서 늘어남에 따라 결과적으로 P-CAB 시장 규모 역시 꾸준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HK이노엔 케이캡(왼쪽)과 대웅제약 펙수클루. 사진/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