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잇단 자금조달로 1.1조 상환물량 70% 확보 ‘유동성 부담 해소’

조건부자본증권·회사채 등 올해 상환액 1조15000억 규모 하반기 3500억 추가조달 필요, 고금리 차환으로 이자부담↑

2024-06-13     정재로 기자

[프레스나인] 하반기 대규모 만기사채 도래로 유동성 부담을 안았던 우리금융이 선제적으로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덕에 상환예정 금액의 70%를 성공적으로 확보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올 하반기에 상환해야 하는 조건부자본증권(1조원)과 만기사채(1500억원)가 총 1조15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월(4000억원)에 이어 최근 두 번째(4000억원)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으며 총 8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함에 따라 하반기 유동성 부담을 상당부분 해소했다.

조달자금은 내달 콜옵션이 발동되는 5000억원 규모의 제2회차 조건부자본증권 차환에 우선적으로 투입하고 나머지도 10월 도래하는 4회차 조건부자본증권 상환에 사용된다. 아직 잔여 자본증권 2000억원과 8월·9월 만기사채 1500억원(6-1회, 3회) 등 3500억원의 부채가 남아 있어 하반기 중 추가 자금조달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해 상환물량 중 1조1000억원이 저금리 시절 발행된 사채인 까닭에 차환과정에서 이자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올해 발행된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4.3~4.5%로 지난 2019년 당시 발행된 신종자본증권(1조원) 금리(3.3~3.5%) 보다 100bp 가량 높다. 8월 만기예정인 사채(3회차, 2021년 발행)의 금리도 1.7%로 이자부담은 더 커진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재출범 당시 취약한 자본비율 확충을 위해 조건부자본증권을 활용해 자본비율을 꾸준히 끌어 올렸다. 2019년 6월 첫 제1회차(3000억원) 발행을 시작으로 7월 2회차(5000억원/영구채), 9월 3회차(4000억원)·4회차(5000억원/영구채), 12월 5회차(2500억원)·6회차(4000억원) 등 한 해에만 1조9500억원을 찍어낸 덕에 1분기 11.06%던 BIS자기자본비율이 연말 11.89%로 0.83%p 상승했다.

우리금융을 제외한 4대 금융지주사도 하반기에 콜옵션 발동되거나 만기가 도래하는 신종자본증권 및 사채(저금리던 2022년 이전 발행 기준)도 2.3조원에 이른다. 이들 모두 고금리로 갈아타야 하는 물량들로 차환에 따른 이자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농협금융은 오는 9월 콜옵션이 도래하는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차환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5대 금융지주 하반기 만기도래 사채 및 신종자본증권(2022년 이전 발행 기준). 자료/한국예탁결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