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늘린 5대 은행, 부실채권 대처분에도 연체율·NPL 상승지속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銀 최근 두 분기 상·매각한 기업채권 2.6조, 1년전比 2.6배↑

2024-06-17     정재로 기자
자료/ 각 행 실적발표

[프레스나인]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억제로 은행권 자산운용 기조가 기업금융 확장으로 이어지고 가운데 관련 대출 부실화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어 건전성 관리에 경고음이 켜졌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은행 기준 최근 6개월(작년 4분기+올 1분기) 동안 상·매각한 기업부실채권은 약 2.6조 규모로 1년 전과 비교해 2.6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업대출 확장에 가장 공격적으로 나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6703억원(4분기 3359억원·1분기 3344억원), 5492억원(4분기 3541억원·1분기 1951억원) 정리에 나섰고, 이어 신한은행이 5126억원(4분기 3427억원·1분기 1699억원), 농협은행 4561억원(4분기 2067억원·1분기 2494억원), 국민은행이 4363억원(4분기 2275억원·1분기 2088억원)을 처분했다.

5대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기업부실채권 상매각에 나서고 있지만, 건전성 지표는 여전히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기업여신 부문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한 곳은 농협은행으로 최근 2년 사이 0.31%p(2022년 1분기 0.27%→2023년 1분기 0.47%→2024년 1분기 0.58%) 상승했다. 국민은행(0.11%→0.16%→0.23%)과 신한은행(0.24%→0.28%→0.34%), 하나은행(0.2→0.26%→0.3%), 우리은행(0.26%→0.29%→0.28%) 모두 오름세다.

국민은행은 기업대출 연체율이 가장 낮긴 하지만, 세부적으로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1분기 0.45%(2022년 1분기 0.27%, 2023년 1분기 0.29%)로 경쟁은행 보다 가장 높은데다, 증가율도 제일 가팔라 리스크가 잠재돼 있는 모양새다. 신한은행 NPL비율은 0.29%(0.32%, 0.34%), 하나은행 0.23%(0.26%, 0.23%), 우리은행 0.3%(0.2%, 0.22%), 농협은행(가계 포함) 0.39%(0.23%, 0.3%) 순이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말 기준 국내은행 기업대출 연체율은 0.54%로 전월말(0.48%) 대비 0.06%p 상승, 전년 동월말(0.39%) 대비로는 0.15%p 올랐다. 중소기업대출만 따졌을 때 연체율은 0.66%로 전월말(0.58%) 대비 0.08%p, 전년 동월말(0.46%) 대비로는 0.20%p 증가했다. 반면, 4월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0.40%)은 전월말(0.37%) 대비 0.03%p, 전년 동월말(0.34%) 대비 0.06%p 올라 기업대출 증가율 보다 낮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한계차주 증가 등으로 중소기업 연체율 증가세가 꺾이질 않는 모습”이라며 “코로나 지원자금의 상환유예 종료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자료/ 각 행 실적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