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은 왜 우리금융지주를 ‘Worry Bank’라 부를까?
“우리금융은 모피아 올드보이의 놀이터가 아니다”
[프레스나인]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은행의 보유 지분율은 매우 높다. KB금융지주의 외국인 주주비중은 77%이며,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각각 61%, 70% 수준이다. 우리금융의 외국인 주주비중은 43%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리은행을 항상 ‘Worry Bank’라고 부른다.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싸기 때문에 사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투자하고 나면 항상 걱정을 해야 해서 ‘손이 나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대기업 부도사태가 나면 항상 우리은행의 이름이 거론 되었다. 부동산 시황 침체기에서는 항상 PF관련 손실이 났었다. 2004년 부터 2007년까지 CDO·CDS에 투자 손실만 해도 1조5000억이 넘었다. 문제가 있을 때마다 ‘일회성 비용’이라고 설명하였지만 일회성 손실이 너무 자주 발생하다 보니 밸류에이션이 싼 게 싼 게 아니다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우리은행 김해지점에서 내부통제 실패로 1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터졌다. 다시 한번 ‘Worry Bank’인 이유를 상기 시키는 사고다. 일반적으로 은행의 횡령 사건은 ‘일회성’으로 봐야 하지만 우리은행의 경우는 구조적인 문제가 원인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우리은행에서 2년 전 700억원대 횡령에 이어 작년에는 경남은행에서 수천억원 횡령이 발생했다. 경남은행은 2014년까지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였다. 정부의 관리를 받았던 은행들에서 지속적으로 횡령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내부통제 또한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직문화가 중요하다. 그런데 은행의 결정권자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불합리한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으로 인해 은행이 손실을 입는다면 조직 문화에 도덕불감증이 스며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우리금융 노조는 “우리금융은 모피아 올드보이의 놀이터가 아니다”라며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의 회장 취임을 반대했었다. 관치금융의 폐해는 경영진의 불합리한 결정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관료출신 회장을 따라오는 낙하산 인사들과 기존 임직원의 줄서기를 통해 조직문화가 정치적으로 변하고 실적은 뒷전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은 내부 출신 인사들이 경영을 맡았다. 금융사의 수장이 누구냐에 따라 조직문화가 좌우된다. 관료 출신의 회장이 조직에 미치는 악영향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아직은 우리금융을 ‘Worry’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