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강화' 시급한 우리금융, 롯데손보 인수 검토 중 "오버페이 없다"

오는 8월 우리투자증권 출범 앞둬 롯데손보 매각가 1조원 중반대 전망 보험업계 M&A 첫 단추되나

2024-06-24     박수영 기자

[프레스나인] 10년 만에 증권업 재진출을 눈앞에 둔 우리금융지주가 롯데손해보험 인수 실사를 마치고 본입찰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천명하면서도 '오버페이'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우리금융이 본입찰에 최종 참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오는 28일 본입찰을 실시한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론데손보 지분 77%다. JKL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6월 롯데그룹으로부터 3734억원에 롯데손보 지분 53%를 인수한 뒤 3562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77%까지 늘렸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중 유일하게 보험사가 없는 우리금융이 롯데손보의 유력한 인수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실제 우리금융 전략부문 사업포트폴리오부는 지난주 롯데손보에 대한 실사를 마치고 인수 희망가격 도출 등 본입찰 참여를 위한 자체 검토 작업에 돌입했다.

우리금융이 롯데손보 인수 검토에 나선 것은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우리금융의 영업수익에서 이자이익이 89%, 비이자이익이 11%의 비중을 차지했다. 다른 4대 금융지주와 비교해 수익 비중이 은행에 쏠려 있어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이자이익이 줄어들 경우 실적 악화도 타격이 상대적으로 크다.

이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취임 이후 우리은행에 치우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선포했다. 우리종합금융이 포스증권을 인수해 오는 8월 우리투자증권을 출범한다. 증권사와 함께 보험사를 비은행 포트폴리오에 추가해 은행 쏠림 현상을 해소하려 하는 것이다.

단, 우리금융은 오버페이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관건은 '적정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회사에 재무적인 부담을 주면서까지 인수·합병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밝혔다.

지난 4월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과도한 가격은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이정수 우리금융 전략부문 부사장도 “적정가치를 산정하고 그 범위로 나온다면 그 다음을 검토하겠지만 무리한 인수나 오버페이는 없다”고 선언한 바 있다.

JKL파트너스가 희망하는 롯데손보의 매각가는 2조원대로 알려졌다. 이는 JKL파트너스는 보유한 77%의 지분율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희망가다. 그러나 롯데손보의 시가총액은 약 1조2500억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의 인수 희망 금액은 1조원 중반대에 그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서로 가격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유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본입찰 전까지 실사 결과를 엄정하게 분석할 것"이라면서도 "원하는 가격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무리하게 매물을 가져올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또, 관계자는 "앞으로도 저축은행 또는 다른 증권사든 괜찮은 매물이 나온다면 추가로 M&A를 검토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롯데손보를 시작으로 보험업계의 매각을 주도할 계획이다. 내달 MG손해보험의 세 번째 매각 시도를 앞두고 있고, 지난해 매각이 한 차례 무산됐던 ABL생명은 최근 자산 재평가를 통해 매각을 재추진하고 있다. 금번 롯데손보 매각이 향후 보험업계 M&A의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사진/우리금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