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HLB, 'CRL' 허가실패 아냐…보완 요청서로 해석해야“

"글로벌 제약사도 거치는 허가과정 일환…정확한 정보와 이해가 필요“

2024-06-28     최원석 기자

[프레스나인] HLB가 지난 5월17일 간암 신약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CRL(Complete Response Letter)을 받았다고 발표하자 이틀 간 하한가를 기록했다. 일부 언론이 CRL을 신약 허가 또는 임상 실패로 해석하면서 불안감이 확산된 탓이었다. 

회사 측은 "CRL은 승인을 위해 제출한 서류 심사와 실사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 FDA가 보완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진양곤 회장은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노바티스 등 글로벌 빅파마들도 CRL을 경험한다"며 이를 신약 실패로 오도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신약 허가 경험이 많지 않으며, 특히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형성된 지 10여 년에 불과해 BLA 관련 CMC 실사나 CRL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허가 실패로 착각하는 투자자들의 혼선이 자주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CRL이 보완 요청서로 해석되며, 글로벌 빅파마들도 신약 허가 과정에서 한 번쯤 경험하는 절차라고 설명한다. 국내 사례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도 CRL을 받은 후 보완해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에브비와 머크가 FDA로부터 CRL을 받았다. 이들 모두 CMC 실사에서 미비점이 발견돼 FDA로부터 보완 요청을 받은 사례다. 많은 회사들이 보완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 후 승인을 받는 사례가 다수라는 점에서 HLB에 대한 시장 반응은 과도했다는 평가다. 

CRL을 수령한 후 관건은 신속하고 정확한 보완이다. HLB의 자회사인 엘레바와 파트너사인 항서제약은 미국동부 시간 7월 2일 FDA와의 미팅을 예정하고 있다. 양사는 적극 협력해 보완 자료를 제출할 계획이다. 

지난 6월 개최된 미국암학회(ASCO)에서 HLB 간암신약에 대해, 글로벌 3상 임상에 참여한 환자의 최종 생존기간을 추적 분석한 결과가 기존의 22.1개월을 월등히 뛰어넘는 23.8개월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을 보이며 간암 치료제 가운데 최장 생존기간을 나타낸 바 있다. HLB는 이 내용을 추가하고 보강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전문가는 "CRL을 받았다고 신약이 실패했다 거나 임상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내용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CRL 사례들이 많으므로 충분히 내용을 파악하고 사례 연구를 통해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HL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