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고금리 장기화로 사채 이자부담 가중…2년새 80% 급증

올 상반기 5대 은행 이자지급액 1.9조 전년대비 30% 증가 작년 은행채 10년만 순상환 전환 후 올해도 상환기조 유지

2024-07-03     정재로 기자

[프레스나인] 고금리가 장기화 되면서 은행의 주요 조달창구 중 하나인 사채 이자비용도 눈덩이로 불어나고 있다. 은행채 만기물과 신규물량 간 벌어진 금리차로 이자부담이 가중되면서 지난해 은행채는 10년 만에 순상환으로 돌아선 후 올해까지 상환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은행이 보유사채에 대한 총 이자지급액은 1조9012억원으로 전년도 1조4619억원 보다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던 2년 전과 비교하면 80%(1조568억원→1조9012억원)나 급증했다. 분기 기준으로 2분기(1조385억원) 이자비용은 1분기(8627억원) 대비 20% 늘어나 부담이 지속적으로 가중되는 모양새다.

금리 상승기 전 은행이 저금리로 조달했던 채권 만기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도래함에 따라 고금리로의 환승과정에서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다. 5대 은행이 금리인상기 2022년 이전에 발행한 사채의 평균 발행금리는 1.75%로 현재 금리가 대략 3% 중·후반대를 형성하고 있어 차환에 나설 경우 과거 보다 약 2%p 만큼의 웃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보유사채가 가장 많은 신한은행이 가장 큰 이자부담을 떠안고 있다. 올 상반기 지불한 사채 관련 이자비용은 5144억원으로 전년동기(3382억원) 대비 52% 증가했고, 농협은행이 3845억원으로 40% 증가했다. 

이어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이 3624억원, 3607억원으로 각각 37%, 19%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상환 규모를 늘리는 등 신규발행 억제로 상반기 이자지급액(2792억원)이 전년대비(2823억원) 소폭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사채 이자부담으로 인해 지난해를 기점으로 은행채 상환액이 발행액을 상회하면서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순상환으로 돌아섰다. 올 상반기까지 순상환(1.4조원)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인하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지는 분위기여서 금융권 조달비용 부담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대 은행 사채 이자지급액 추이. 자료/한국예탁결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