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생명과학 ‘아픈 손가락’ VGXI 수주 향방은...실적 회복 절실

공시 기준 올해 약 75억원 수주...적자 탈출 노력 현재진행형 진원생명과학 대여금 1300억 이상...향후 영업활동 주목

2024-07-04     임한솔 기자

[프레스나인] 진원생명과학이 운영하는 미국 CDMO 자회사 VGXI의 플라스미드DNA 공급계약 수주 규모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신규 공장 증설 후 손실이 지속되는 가운데 아직 대규모 수주가 많지 않다. 적극적인 영업을 통해 반등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VGXI가 수주한 것으로 공시된 플라스미드DNA 공급계약은 모두 약 75억원에 이른다. 진원생명과학은 VGXI가 5월 363만달러(약 50억원) 규모를 수주했고 지난 2일에는 179만달러(약 25억원) 규모 수주를 추가했다고 알렸다. 모두 미국 소재 바이오기업들과 계약한 물량이다.

수주 자체는 낭보지만 지난해 성과 대비 성장했는지가 관건이다. 진원생명과학이 앞서 공시한 증권신고서를 보면 VGXI는 지난해 상반기 1218만달러(약 169억원)를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상반기 수주 실적인 1689만달러(약 235억원)와 올해를 비교하면 차이가 더 눈에 띈다. 

다만 공시되지 않은 수주 규모를 포함하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기업인 진원생명과학은 전년 매출 5% 이상의 계약을 체결했을 때 공시할 의무가 있다. 지난해 매출이 402억원이니 약 20억원 아래의 계약은 굳이 공시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해만 봐도 진원생명과학이 공시한 플라스미드DNA 공급계약은 약 83억원 규모 1건 뿐이었지만 전체 수주 실적은 이보다 훨씬 크다.

분명한 건 VGXI의 수주 성과가 '다다익선'이라는 점이다. 실적 부진을 벗어나기 위한 일감은 많을수록 좋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플라스미드DNA는 바이러스 운반체 기반 유전자 치료제들의 원료물질로 이용된다. VGXI는 기존에 미국 텍사스 우드랜드에 700리터 규모 플라스미드DNA 공장을 두고 있었다. 유전자 치료제 시장 성장으로 인한 플라스미드DNA 수요 확대를 예상한 진원생명과학은 2022년 텍사스 콘로에 VGXI의 신규 공장을 증설해 3000리터 규모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했다. 이를 통해 상당한 매출 증대를 기대했다.

그러나 실제 수주는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자연히 신규 공장 가동률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우드랜드 공장의 경우 2020년 이후 대체로 70~80% 수준 가동률을 보였다. 반면 콘로 공장은 지난해 5월 신규 수주에 대한 첫 가동을 시작한 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가동률이 24%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가동률로 운영비 부담이 커지자 실적이 악화했다. VGXI는 2022년 매출 311억원, 순손실 88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에는 매출 319억원에 순손실 242억원을 냈다. 불과 1년 만에 손실 규모가 3배 가까이 커진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완본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VGXI의 실적은 지분 100%를 지닌 진원생명과학의 실적에 포함된다. VGXI 실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진원생명과학 역시 적자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뜻이다. 진원생명과학은 2004년부터 계속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이 VGXI에 대여한 자금을 돌려받는 것도 실적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VGXI는 진원생명과학으로부터 증설 자금 등의 용도로 1360억원을 빌린 상태다. 1분기 별도기준 진원생명과학 현금 보유량이 약 6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대여금 회수 여부가 진원생명과학 현금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수주 영업이 중요하다. 진원생명과학에 따르면 플라스미드DNA의 수요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주춤했으나 최근 회복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신규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