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시장 도전하는 LG화학, 국내서도 연구개발 속도 낸다

'LB-LR1109' 임상 진입…차세대 면역관문 억제제 후보물질 올해 '항암신약 중심 글로벌 제약사' 제시…아베오 인수로 밑바탕 마련

2024-07-08     김창원 기자

[프레스나인] LG화학이 항암제 시장 진출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연구개발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LG화학은 지난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차세대 면역관문 억제제 후보물질인 'LB-LR1109'의 임상1상 시험을 승인 받았다.

LB-LR1109는 ‘LILRB1(Leukocyte Immunoglobulin Like Receptor B-1)’ 억제 기전의 단일 항체 약물이다. 다양한 면역세포에서 발현되는 면역관문(면역계 회피) 신호 분자인 LILRB1과 암세포에서 발현돼 면역세포의 공격을 막는 단백질인 HLA-G(Human Leukocyte antigen-G)의 결합을 방해해 체내 면역세포 전반의 기능을 동시다발적으로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타깃이 되는 LILRB1은 대표적인 면역세포인 T세포는 물론 NK세포(자연살해세포), 대식세포(식균세포) 등 다수 면역세포의 표면에 공통적으로 발현된다는 특징이 있으며, 따라서 T세포 등 단일 면역세포 작용에만 초점을 맞춘 기존의 면역관문억제제와 뚜렷한 차별점이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FDA로부터 임상시험계획을 승인 받았으며, 이번에는 국내에서도 임상시험을 승인 받아 진행하게 됐다.

LG화학은 올해 초 항암신약 중심의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으며, 이를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적극적인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2022년 인수한 아베오 파마슈티컬스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모습으로, 올해 초에는 두경부암 신약물질 '파이클라투주맙'의 미국 임상3상 시험의 첫 시험자를 등록해 개발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베오는 이미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를 FDA로부터 허가 받아 판매하고 있으며, 이번에 승인 받은 LB-LR1109의 미국 임상 역시 아베오가 진행한다. 포티브다의 신장암 2차 치료제 사용을 위한 미국 임상3상도 함께 진행 중이다.

이처럼 LG화학은 그동안 아베오를 통해 미국에서의 항암제 개발에 주력해왔는데, 이번에는 그 범위를 국내까지 확장한 것이다.

현재 LG화학이 보유한 항암제 관련 파이프라인이 9개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후 파이프라인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국내 임상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 규모가 큰 해외에서의 임상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도 임상시험을 진행, 향후 개발에 성공할 경우 국내에서도 품목허가를 받아 판매하려는 것으로, 항암제 시장 진출을 위해 더욱 광범위한 움직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 생명과학 부문 파이프라인 현황. 사진/LG화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