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도 친환경 '붐'...기업들 저탄소 에너지원 확보 분주
태양광 발전, 수소 보일러, 전력구매계약 등 도입 확대...‘넷제로’ 겨냥
[프레스나인] ESG 경영이 기업가치 평가의 주요 지표로 부각되면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전략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들도 동참했다. 보유 설비를 저탄소 기조에 맞게 효율화하는 한편 자체적으로 재생에너지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은 중장기적으로 탄소중립(넷제로)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각종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는 중이다.
가장 보편적인 것은 태양광 발전을 확대하는 방침이다. 공장 지붕 등 유휴부지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깨끗한 전기’를 얻는 것이다. 대규모 생산시설이나 부지를 보유한 기업에 적합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 사업장의 기존 공장들에서 꾸준히 태양광 발전시설을 넓혀가는 가운데 새로 짓는 5공장에도 발전시설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5공장에서만 연간 1163MWh(약 4.187TJ)에 이르는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 역시 사업장 내 태양광 발전에 투자하기로 했다. 조만간 상업생산에 들어가는 3공장 등에 발전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의 경우 태양광 발전량을 2022년 0.530TJ에서 지난해 1.317TJ로 대폭 끌어올렸다. 지난해 액화천연가스(LNG) 에너지 사용량 201.8TJ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태양광 비중은 점차 커질 전망이다. 올해는 향남 나보타 공장에 발전시설을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종근당은 태양광 발전량을 2021년 0.2MWh, 2030년 3MWh, 2040년 6.3MWh 순으로 점차 키워갈 예정이다. 경보제약 등 계열사도 함께 태양광 발전시설 도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또 GC녹십자는 오창공장, 음성공장에서 지붕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한다. 한미약품, 유한양행도 중장기적으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자가발전을 도입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에너지원을 친환경화, 효율화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한미약품,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생산시설에서 사용되는 LNG 보일러를 수소 보일러 등으로 교체해 탄소 배출량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노후 설비를 교체해 에너지 소비량을 저감하는 방안은 대부분의 제약바이오기업이 채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전력 사용량이 많은 기업들이 모든 친환경 에너지를 자체 조달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외부로부터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을 조달하는 전력구매계약(PPA)이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는 추세다.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SK E&S와 PPA를 체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해외 제약바이오업계도 친환경 에너지 확보에 힘쓰기는 마찬가지다. 화이자는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2021년 7%에서 2023년 10%로 끌어올렸고 2025년 80%, 2030년 100%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북미와 유럽 지역 전력을 충당하는 목적의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에는 2023년 전력 수요의 68%를 전력구매계약을 통해 조달할 전망이다.
론자도 올들어 미국내 모든 생산시설을 에너지 사용량을 재생에너지로 상쇄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구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자체 발전시설을 짓는 업체도 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최근 독일 인겔하임 공장에 자체 재생에너지 사용을 위한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준공했다. 이 발전소는 인겔하임 공장이 요구하는 에너지의 95%를 충당하는 한편 연간 5만톤에 이르는 탄소를 절감할 수 있다. 한편 우시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아일랜드 공장에 풍력 발전시설을 짓는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