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모으는 보령그룹, 보령홀딩스 대규모 배당 기조 굳어지나

보령홀딩스 지난해 배당 규모 308억, 계열사 배당수익 기반 사옥 매각해 추가 재원 확보...올해도 배당 재원 충분할 전망 김정균 대표 개인회사 보령파트너스 배당 여부도 관심...보령바이오파마 매각 중

2024-07-25     임한솔 기자

[프레스나인] 보령그룹이 서울 사옥 매각, 보령바이오파마 매각 등으로 자금 조달에 나섰다. 지주사 보령홀딩스의 경우 지난해 처음으로 대규모 배당을 시행했는데 최근 사옥 매각으로 적잖은 현금을 손에 쥐게 된 만큼 앞으로도 배당 확대에 나설지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홀딩스는 지난해 약 308억원 규모의 배당을 단행했다. 2017년 보령홀딩스가 지주회사로 출범한 뒤 처음으로 수백억 단위 배당을 시행한 것이다. 

계열사로부터 거둔 배당이 재원이 됐다. 보령홀딩스는 2021년까지만 해도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약 81억원에 그쳤다. 그런데 불과 한 해 지난 2022년에는 배당금 451억원을 수령하면서 단기금융상품을 제외한 현금만 350억원 넘게 늘었다. 

배당의 출처를 보면 특수목적법인 금정프로젝트금융투자의 비중이 컸다. 400억원을 웃도는 금액이 금정프로젝트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핵심 계열사인 보령으로부터 받는 배당이 매년 20억원 안팎 수준이라는 점을 놓고 보면 상당히 큰 규모다.

금정프로젝트는 경기도 군포에 있던 옛 보령제약 공장 부지의 부동산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뒤 성과가 남에 따라 2022년 처음으로 약 1010억원을 배당했다. 보령홀딩스는 금정프로젝트 지분 40%를 지녀 지분율에 따른 배당을 받았다.

올해는 어떨까. 금정프로젝트의 배당은 일회성 성격이 짙어 단기간에 다시 시행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금정프로젝트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결손금 66억원을 기록했고 현금 보유량 약 80억원에 머물렀다. 다음 배당은 수익성이 회복된 뒤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보령홀딩스는 올해 금정프로젝트 등 계열사의 도움 없이도 대규모 현금 확보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사옥 보령빌딩을 약 1315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극적인 배당 기조를 보일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보령홀딩스의 배당은 김은선 회장, 김 회장의 아들 김정균 대표를 비롯한 주요 주주의 수혜로 연결된다. 보령홀딩스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김 회장 44.93%, 김 대표 22.60% 등으로 나뉜다. 지난해 시행된 배당 308억원을 지분율대로 나눠보면 김 회장과 김 대표가 각각 138억원, 70억원씩을 가져갔을 것으로 추산된다.

보령그룹에서 대규모 배당이 가능한 회사는 보령홀딩스뿐이 아니다. 김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보령파트너스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미처분이익잉여금 706억원을 쌓아둬 배당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보령파트너스도 보령홀딩스와 같이 금정프로젝트 지분 40%를 들고 있어 앞서 일회성 배당의 혜택을 받은 바 있다.

보령파트너스가 김 대표 등 주주에게 배당한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처음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뒤 지금까지 배당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금정프로젝트의 배당, 보령바이오파마 매각 등에 따른 대규모 현금 유입이 보령파트너스 배당정책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보령파트너스가 지분 69.1%를 지닌 보령바이오파마는 조만간 유진PE·산업은행PE 컨소시엄에 매각될 예정이다. 보령 측은 보유한 보령바이오파마 지분 중 80%를 약 3200억원에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보령그룹이 확보한 현금을 보령의 우주사업 등 신사업이나 김 대표의 보령홀딩스 지분 승계 등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령은 미국 우주정거장 개발기업 액시엄스페이스에 투자하고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며 우주 헬스케어 분야에 진출하는 중이다. 김 대표가 이같은 신사업에 개인 자금을 투입할지 관심이다.

사진/보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