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그룹 의료기기회사 파트너사에 매각 결정, 핵심사업 ‘선택과 집중’
보령에이엔디메디칼, 한국에이엔디에 흡수합병 후 해산...설립 12년 만 재무적 영향 미미할 듯...작년 말 자산총액 20억 미만
[프레스나인] 보령그룹이 일본 기업과 함께 설립해 운영해온 의료기기업체를 정리하기로 했다. 실적이 대단치 않은 의료기기사업을 이어가는 대신 의약품사업과 우주사업 등 핵심 분야에 집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그룹 산하 의료기기업체 보령에이엔디메디칼(보령A&D메디칼)은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한국에이엔디에 흡수합병 후 해산되는 안건을 결의했다. 한국에이엔디는 일본 의료기기업체 에이엔디의 한국법인이다.
보령그룹은 국내외 의료기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12년 에이엔디와 손잡고 보령에이엔디를 설립했다. 지분구조는 보령수앤수(현 보령컨슈머헬스케어)가 70%, 한국에이엔디가 20%를 갖는 형태였다. 나머지 10%는 일본 에이엔디가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령그룹 쪽 지분 70%의 경우 보령수앤수의 사업구조 변화로 이전에도 손바뀜이 있었다. 2015년 보령수앤수 투자사업부문이 분할돼 보령파트너스가 신설되면서 보령에이엔디 지분이 보령파트너스로 넘어갔다. 또 2019년에는 보령파트너스가 보령컨슈머헬스케어에 다시 보령에이엔디 지분을 넘겼다.
이후 지금까지 보령컨슈머헬스케어가 보령에이엔디 지분 70%를 들고 있다 이번에 한국에이엔디에 매각하는 것이다.
보령에이엔디 지분을 매각하는 대가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룹 차원에서 보면 재정적으로 크게 의미 있는 액수는 아닐 공산이 크다.
일단 보령에이엔디 규모 자체가 그리 크지 않다. 회사는 혈압계, 온도계, 심전도계 등 디지털 의료기기를 판매하는데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이 20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최근 5년 실적을 봐도 성장이 정체돼 있다. 매출은 2020년 57억원을 정점으로 내림세를 그려 지난해 26억원에 머물렀다. 순이익은 매해 2억~3억원 안팎에 그친다. 일본 에이엔디는 보령에이엔디가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이유로 지분법이익을 아예 인식하고 있지 않고 있다.
앞서 2019년 보령파트너스가 보령컨슈머헬스케어에 보령에이엔디 지분 70%를 넘겼을 때도 큰 금액이 오간 건 아니다.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당시 보령파트너스에 지분 취득 대가로 6억16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보령에이엔디 자산 규모와 실적이 드라마틱한 성장을 이루지 못한 만큼 이번 지분 매각의 규모 역시 과거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번 매각은 보령그룹이 비주력사업을 정리하고 주력 분야에 집중해 경영을 효율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매각 당사자인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보령에이엔디를 정리한 뒤 보령의 일반의약품 판매 및 마케팅, 건기식사업 등에 역량을 투입할 전망이다.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는데 향후에도 이같은 긍정적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핵심 계열사 보령의 경우 항암, 당뇨, 고혈압, 중추신경계(CNS)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전문의약품 비중을 키우며 연매출 1조원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특허 만료 의약품 인수(LBA), 자체 생산 확대 등의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는 중이다.
뿐만 아니라 미래 먹거리인 우주사업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우주정거장 개발기업 액시엄스페이스 지분을 인수하는 한편 국내외 유망 우주 스타트업 발굴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