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IPO 의식했나…신용점수 두달새 130점↓ '중·저신용자' 비중 확대

중·저금리 신용대출 비중 2.9%→30%, 1분기 연체율 0.95% 건전성 여전히 불안

2024-08-05     박수영 기자

[프레스나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 확대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우량 차주 중심의 영업을 전개하고 있는 타 인뱅사와 달리 가계 신용대출 부문에서도 저신용자 차주 중심의 영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6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신청한 케이뱅크는 현재 상장 절차가 진행 중으로 이달 안에 통과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중저신용대출 기준이 완화된 올해 들어 고신용자 위주의 대출 확대에 나선 덕에 1분기 순이익 507억원을 달성하며 분기 최대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올 1분기 수신잔액과 여신잔액은 지난해 4분기 대비 각각 25.7%, 6.6% 늘었고, 고객 수도 1000만명을 돌파했다.

단, 고신용자 중심으로 자산을 운영하다 보니 신용대출 고객 평균 신용점수가 시중은행을 상회하는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3월 신규 취급한 일반신용대출의 평균 신용점수(KCB 기준)는 938점으로 경쟁 인뱅은 물론 시중은행보다도 높았다. 앞서 지난 2월에는 600점 이하 구간의 저신용자 대출을 제한했고, 3월부턴 650~601점의 고객까지 제한 대상을 넓혔다.

여기에 중금리대출 비중도 억제해 왔는데, 지난 4월 신규 취급한 가계 신용대출 중 금리가 연 7% 이상인 중금리대출 비중이 2.9%로 토스뱅크(27.8%), 카카오뱅크(17.1%)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건전성 관리 명목 하에 고신용자 비중을 높여 온 케이뱅크는 최근 IPO를 의식한 듯 중·저신용자 중심으로 노선을 급변경 중이다. 2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6월 평균 신용점수는 821점으로 4월(951점) 대비 130점이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895점→902점), 토스뱅크(929점→934점) 등 경쟁사들의 신용점수가 상승세를 보인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중금리대출 비중 역시 30%까지 상승해 카카오뱅크(14.9%), 토스뱅크(21.5%)를 뛰어 넘었다.

케이뱅크의 올 1분기 연체율은 0.95%로 1%에 턱밑까지 도달하는 등 건전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IPO를 앞두고 중저신용대출을 의도적으로 급히 늘릴 경우 건전성 우려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건전성 지표를 고려하며 매달 중금리대출 취급을 조절하고 있어 달마다 취급 비중에 변동이 있다”면서 ”올 1분기에는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이 30%를 넘었고, 신용점수가 700점대인 고객 대상으로는 우대 금리를 제공하며 비중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이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유지하면서 연체율 관리를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케이뱅크 사옥. 사진/케이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