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억 규모 항전간제 시장, 후발약물 존재감 커지나

'토피라메이트 서방정' 도전 잇따라…SK케미칼 '큐덱시' 겨냥 2022년 생산실적 25억 원…'파이콤파' 제네릭 품목과 유사

2024-08-07     김창원 기자

[프레스나인] 연 800억 원 규모의 항전간제 시장에서 후발약물의 비중이 점차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토피라메이트 성분 제제 5개 용량에 대한 허가신청이 접수됐다. 이번에 허가 신청이 접수된 품목은 기존 제품들과는 달리 서방정 제형의 약물로 추정되며, 기존 서방형 토피라메이트 제제인 SK케미칼 '큐덱시서방캡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뇌전증 치료에는 토피라메이트 외에도 라모트리진과 발프로산나트륨, 옥스카바제핀, 페람파넬 등 다양한 성분의 약물이 사용된다. 이 가운데 토피라메이트는 연간 약 300억 원 가량의 실적을 올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시장에서 SK케미칼은 지난 2017년 처음으로 서방형 제제인 '큐덱시서방캡슐'을 허가 받아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기존 제품은 1일 2회 복용해야 하지만 서방형 제제는 1일 1회만 복용하도록 편의성을 개선한 것으로, 이를 통해 큐덱시서방캡슐은 지난 2022년 25억 원 가량의 생산실적을 기록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30억 원대의 처방실적을 기록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자 이를 겨냥한 제약사들이 후발약물 개발에 나선 것으로, 지난해 12월 처음 허가신청이 이뤄졌으며, 올해 5월에도 한 차례 허가가 신청된 바 있다. 

여기에 두 건의 허가신청이 추가로 접수, 큐덱시서방캡슐 추격을 이어가고 있다.

크게 본다면 전체 항전간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토피라메이트 제제 시장에서 SK케미칼이 처음으로 서방형 제제를 개발하며 한 발 앞서 나갔는데, 후발주자들이 이를 뒤쫓고 있는 양상이 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다른 항전간제인 페람파넬 성분 제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페람파넬 성분 제제는 에자이가 지난 2015년 '파이콤파'를 허가 받으면서 처음 등장했으며,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자 명인제약과 환인제약이 제네릭 개발에 돌입해 2022년 허가를 받았다. 

다른 항전간제 성분들의 경우 실적 규모에 큰 변화가 없는 반면 큐덱시서방캡슐과 파이콤파는 꾸준한 성장곡선을 그렸고, 이에 후발업체들이 속속 뛰어들었던 것.

단, 오리지널 품목의 매출 규모 자체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후발주자가 과도하게 늘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몇몇 후발주자들 사이의 경쟁을 통해 시장 구도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식약처 의약품 특허목록에는 큐덱시서방캡슐의 '서방성 토피라메이트 캡슐' 특허(2034년 1월 6일 만료)가 등재돼있으나, 지금까지 허가를 신청한 후발 약물의 경우 정제 제형으로 차이가 있어 특허를 넘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사진/SK케미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