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시오스' 급여권 가시화, 한독 항암제 성장 신호탄 될까
약평위 '급여 적정성' 판단…t-AML·AML-MRC 새 치료옵션 제공 가능해져 항암제 사업 확대로 매출 성장 기대…고배 마신 민쥬비·페마자이레 남아
[프레스나인] 한독이 지난 2021년 재즈파마슈티컬로부터 도입한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빅시오스리포좀주'의 급여권 진입에 청신호가 켜졌다. 항암제 사업 확대를 통해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한독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제8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개최, 빅시오스에 대해 급여 적정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빅시오스는 향후 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까지 통과하면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빅시오스는 다우노루비신과 시타라빈을 1:5 몰비(molar ratio)로 혼합한 리포좀 제형의 약물이다. 지난 2022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성인에서 새로 진단받은 치료 관련 급성 골수성 백혈병(t-AML) 또는 골수이형성증 관련 변화를 동반하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MRC)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치료 관련 급성 골수성 백혈병(t-AML)과 골수이형성증 관련 변화를 동반하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MRC)은 고위험 급성 골수성 백혈병(high-risk AML)으로 치료 예후가 특히 좋지 않고, 다른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아형과 비교해, 집중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 시 낮은 관해율과 짧은 전체 생존기간(OS)을 보인다.
집중 항암화학요법인 시타라빈과 다우노루비신의 7+3 요법은 1970년대 표준치료로 사용된 이래로 최근까지 약 50년 간 변하고 있지 않은 치료법으로 미충족 수요가 존재해왔다.
이에 한독은 지난 2021년 재즈파마슈티컬과 빅시오스의 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이듬해인 2022년 국내 허가까지 완료했다.
여기에 보험급여 적용까지 가시화되면서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한독 입장에서는 최근 잇따라 도입한 항암제 중 처음으로 급여권 진입이 가시화되면서 항암제 사업의 본격적인 성장에 대한 기대가 함께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독은 빅시오스에 이어 간내 담관암 치료제 '페마자이레'와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 치료제 '민쥬비'를 잇따라 도입해 지난해 허가를 완료했다.
공교롭게도 이 약물들을 들여오는 동안 한독의 영업실적은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한독의 매출은 2021년 5111억 원에서 2022년 5366억 원으로 5.0% 증가했지만, 2023년에는 5180억 원으로 3.5% 감소하고 말았다. 2022년 291억 원을 기록한 영업이익은 지난해 139억 원으로 52.3% 감소했고, 178억 원의 당기순이익은 22억 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전년 대비 5.1% 감소한 2535억 원에 머무르면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 한독은 빅시오스의 보험급여 진입이 가시화된 것으로, 항암제 사업의 본격적인 확대를 통해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단, 페마자이레와 민쥬비의 경우 암질환심의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급여기준 설정에 실패해 아직까지는 급여권 진입이 불투명한 상태다.
그러나 페마자이레와 민쥬비 모두 의료 현장에서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어 보험급여 적용이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페마자이레의 경우 일부 상급 종합병원에서 약사위원회(DC)를 통과해 처방 확대가 가시화되고 있고, 민쥬비 역시 일부 환자에서 비급여로 처방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두 약물에 대한 현장의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한독 역시 두 약물의 보험급여 적용을 위해 계속해서 도전을 이어가는 중으로, 급여 적용에 성공할 경우 항암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