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줄인 피임제 상륙…현대약품 '슬린다정' 허가

드로스피레논 단일 성분…도입 계약 2년여 만에 허가 완료 정맥혈전색전증 등 부작용 위험 낮아…새 처방 옵션 기대

2024-08-14     김창원 기자

[프레스나인] 기존 피임제의 부작용을 줄인 새로운 약물이 국내에 등장할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3일 현대약품 '슬린다정'을 허가했다. 

슬린다정은 합성 프로게스틴인 드로스피레논 단일 성분의 약물로, 현대약품은 지난 2022년 일본 아스카제약과 국내 독점 라이선스 게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2년여 만에 품목허가를 마친 것으로, 기존 피임제와의 차별화를 통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피임제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1세대 피임약의 경우 고용량의 합성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함유해 효과는 좋았지만, 혈전증을 비롯해 구토와 체중증가, 유방통 등의 부작용이 많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2세대 피임제는 에스트로겐 용량을 낮추고 프로게스틴의 종류를 다양화해 부작용을 줄였지만, 심부정맥혈전증의 위험은 해소하지 못했다.

이후 3세대와 4세대 피임제도 에스트로겐 용량 감소 및 새로운 프로게스틴을 도입하면서 점점 부작용을 줄여갔지만, 혈전 관련 위험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따라서 혈전 관련 위험이 있는 경우 피임제를 사용하는 데 제한이 있었다.

반면 드로프피레논을 단독으로 투여할 경우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 지침에서는 흡연자와 비만, 고혈압, 판막증, 심부정맥혈전증, 폐색전증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권장하고 있다.

이 같은 슬린다가 국내에서 허가된 것으로, 그동안 부작용으로 인해 피임제 사용이 어려웠던 여성들에게 새로운 처방 옵션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현대약품은 국내 피임제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어 향후 출시와 함께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슬린다의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슬린다는 스페인에 본사를 둔 다국적 그룹사 인수드파마(Insude Pharma)의 여성 의료 전문 브랜드 사업부 엑셀티스(Exeltis)가 개발한 약물로, 2019년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를 받았다. 아스카제약이 한국과 일본 지역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2022년 계약을 통해 현대약품이 국내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사진/현대약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