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또 “Worry Bank” 입증
[프레스나인] 횡령사건이 잊혀지기도 전에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등에게 부당대출을 해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우리금융이 시장에서 왜 “Worry Bank”로 불리우는지를 다시 입증했다.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이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친인척이 실제 자금 사용자인 것으로 의심되는 차주들에게 모두 616억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했다고 밝혔다. 616억원 중 정상적인 심사 기준 및 절차를 따르지 않은 부당대출은 350억원이다. 이중 연체 및 부실액이 269억원이다.
임종룡 회장은 취임 후 내부통제 강화를 공언했다. 하지만 금융사고가 잇달아 터지고 있어 임회장의 공언이 ‘공염불’에 그쳤다고 보여진다.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시스템 부실과 과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 문제는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 오랜기간 정부가 소유 경영 하면서 낙하산 인사에 줄을 서는 ‘정치’가 기업 문화가 되어 버리면서 내부통제는 뒷전이 되어버린 것이다.
직원들이 손태승 회장으로부터 직접 부당 대출을 지시를 받았는지 아니면 회장 친인척인 것을 알고 ‘줄을 서기’ 위해서 자진해서 대출을 실행 했는지 알수 없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기업문화에 스며든 정치가 내부통제를 무력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기업문화가 문제라면 부당대출이 손회장 사건 이외에도 추가로 있을 수 있다고 추측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손 회장이 연임을 포기 하고 우리금융의 회장 자리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에게 넘어갔다. 민영화된 우리금융의 수장을 이른바 ‘모피아’ 출신이 맡게 된 것이다. 아직 관치금융의 그늘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실질적인 민영화가 이루어지고 기업문화가 ‘정치력주의’에서 ‘능력주의’로 변해야 “Worry Bank”라는 별명을 떼어낼 수 있을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우리은행을 항상 ‘Worry Bank’라고 불러왔다.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싸기 때문에 사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투자하고 나면 항상 걱정을 해야 해서 ‘손이 나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최근의 여러 횡령 사건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대기업 부도사태가 나면 항상 우리은행의 이름이 거론 되었다. 부동산 시황 침체기에서는 항상 PF관련 손실이 났었다. 2004년 부터 2007년까지 CDO·CDS에 투자 손실만 해도 1조5000억이 넘었다. 문제가 있을 때마다 ‘일회성 비용’이라고 설명하였지만 일회성 손실이 자주 발생하다 보니 밸류에이션이 싼게 싼게 아니다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우리은행의 대손비용은 부동산 호황기 이전에는 상대적으로 항상 높았다. 대출을 결정하는 프로세스에 정치라는 요소가 포함되면서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이번 손회장 친인척의 부당 대출에서도 입증이 되었듯이 대출이 실행되면 안되는 곳에 실행되었을 때 부실화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진정한 민영화를 이루고 능력주의 기업문화가 자리잡는다면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기업문화가 바뀌기 위해서는 리더십이 바뀌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주 회장 선임 절차에 대한 전반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