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치료 새 시대 열었던 '챔픽스' 국내 시장서 완전 철수
21일 허가 취하…흡연 욕구·금단증상 감소 등 탁월한 효능으로 매출 급증 불순물 문제 불거지며 공급 중단…제네릭 공급으로 시장 영향 미미
[프레스나인] 우리나라 금연치료제 시장에 전환점을 제시했던 화이자의 '챔픽스(성분명 바레니클린)'가 우리나라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화이자제약은 지난 21일 챔픽스정 2개 품목의 허가를 취하했다.
챔픽스는 지난 2007년 국내 허가를 받아 판매해왔다. 이전까지 사용했던 니코틴 대체제와 달리 챔픽스는 뇌의 니코틴 수용체에 결합, 흡연 욕구와 금단증상 모두 해소하는 기전의 약물로, 금연 성공률을 약 60%까지 높였다.
국내에서는 출시 이후 부작용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지만, 2015년 정부의 금연치료 지원사업이 시행되면서 매출이 급격하게 늘었다. 금연치료 지원사업 시행 전인 2014년 챔픽스의 매출은 63억 원에 불과했지만, 2015년 242억 원으로 대폭 늘었던 것.
이후에도 한동안 매출 증가가 이어지면서 2017년에는 600억 원대까지 성장한 바 있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한 만큼 경쟁자들의 도전이 뒤따르면서 챔픽스의 매출은 줄어들고 말았다.
수십개 제약사가 특허심판을 통해 챔픽스의 특허를 무력화시키고, 결국 2018년 제네릭 품목이 출시되면서 금연치료지원사업의 상한액이 인하됐다.
특허심판이 2심에서 뒤집히며 제네릭 품목은 다시 사라졌지만 상한액은 그대로 유지됐고, 2020년 특허 만료 이후 제네릭 재출시, 금연치료 지원사업 축소 등으로 인해 매출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말았다.
급기야 2021년에는 불순물 문제가 불거지면서 시장 퇴출 수순에 접어들었다. 캐나다 등 해외에서 바레니클린 성분 중 니트로사민류 불순물이 검출됐고,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처방 자제를 권고하는 등 조치가 내려지고 말았다.
결국 화이자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공급 중단을 결정했고, 이후 3년여 만에 허가까지 취하해 시장에서 완전히 떠나게 됐다.
단, 챔픽스 철수 이후에도 국내 제약사가 생산하는 동일 품목이 남아있어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허가를 유지하고 있는 품목은 한미약품 노코틴정 등 15개사 34개 품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