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자산·환율·ELS 여파 RWA 급증…CET1비율 일제 하락

1H 호실적에도 가계·기업대출 동반상승으로 자본비율 발목 홍콩ELS 충당부채 인식 따른 운영리스크↑, 고환율도 영향

2024-08-23     정재로 기자

[프레스나인] 시중은행이 주담대를 중심으로 상반기 가계대출을 대폭 키운 가운데, 고환율과 홍콩ELS 충당부채 인식에 따른 운영리스크 상승 영향 등으로 올해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일제히 하락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상반기 양호한 실적에도 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 CET1비율이 올 초 대비 모두 하락했고, 자산억제에 나선 우리은행만 소폭 상승했다.

자본비율 하락 원인은 상반기 당기순익 유입 대비 위험가중자산(RWA)이 크게 늘어난 까닭인데, 기업여신과 맞물려 가계대출도 최근 가파르게 동반상승한 게 영향이 컸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과 ELS 충당부채 관련 운영리스크 증가가 RWA 상승을 부추긴 탓에 자본비율이 하방압력을 받았다.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하나은행으로 올초 16.06%에서 상반기 15.32%로 -0.74%p 내려앉았다. 상반기 보통주자본이 전년대비 3.7%(1.1조원) 증가에 그친 반면, RWA는 8.7%(16.2조원)로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컸다.

2분기말 원화대출액은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어선 308조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3.9%(11.5조원) 증가했는데, 이는 2016년 데이터수집 이래 분기 기준 가장 가파른 상승률이다. 

꾸준히 늘던 기업대출와 맞물려 올해 들어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도 크게 오르며 자산규모가 빠르게 불어났다. 2분기 기준 가계대출은 전분기 대비 4% 증가한 4조원 상승했고, 전년대비로는 6%(7.5조원) 상승했다.

하나은행 영향으로 하나금융지주 CET1비율도 올 초 13.22%에서 상반기 12.79%로 떨어졌다. 당기손익으로 80bp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자산성장(-60bp)과 원달러 상승(-25bp), ELS 운영리스크 증가(-3bp)로 100bp 손실이 발생했다.

국민은행은 1분기 대규모 ELS 충당금 적립 영향과 상반기 가계대출(+5조원)과 기업대출(4.8조원)이 동방 상승, 고환율 탓에 상반기 RWA가 6%(13조원) 늘며 CET1비율이 14.91%에서 14.69%로 0.22%p 낮아졌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대비 22%(3730억원) 늘었음에도 올해 RWA가 8.3%(16.5조원) 크게 늘며 CET1비율이 0.04%p(14.62%→14.58%) 소폭 하락했다. 

우리은행은 기업대출  억제 차원에서 수익성이 높은 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에 나서며 자본비율을 방어했다.

최근 시장금리 하락과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하반기에는 은행 자본비율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7월 1390원을 넘어서며 1400원에 근접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미국 금리 인하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1330원대로 하락했다.

4대 시중은행 보통주자본비율 추이. 자료/각 행 실적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