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제동 걸린 토스뱅크...기약없는 주담대에 연체율 개선 난항

토스뱅크 1분기 말 기준 연체율 1.34% 2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34.9%로 인뱅 3사 중 최고 이은미 대표 “주담대 상품 출시 시기는 내년”

2024-08-29     박수영 기자

[프레스나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올해 첫 연간 흑자를 목전에 뒀지만, 카카오·케이뱅크와의 격차가 벌어져 마냥 웃지 못했다. 또, 인터넷은행 3사 중 가장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보이고 있어 연체율이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토스뱅크는 수익과 건전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려 했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옥죄기에 들어서자 한 발 물러섰다.

28일 토스뱅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올 1분기 148억원, 2분기 96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4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상반기 384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3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해 올해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며 실적이 개선됐다.

하지만 다른 인터넷은행과의 격차는 오히려 벌어지는 추세다. 카카오뱅크는 올 2분기 플랫폼 수익과 투자금융자산 운용수익을 크게 늘리며 지난해 대비 46% 증가한 120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고, 상반기 기준으로는 231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507억원, 2분기 347억원 등 상반기 총 854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분기·반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모두 경신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300억원대로 좁혀진 토스뱅크와 케이뱅크의 순익 격차는 올해 500억원대로 벌어졌다.

카카오·케이뱅크 성장세의 1등 공신은 주담대다. 올해 1월부터 대환대출 플랫폼의 적용 대상이 주담대까지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카카오·케이뱅크에 대출 수요가 몰렸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올 1분기 신규 취급한 주담대 중 타행에서 넘어온 대환대출 비중이 각각 67%, 62%에 달한다.

경쟁사들이 주담대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키우고 있는 만큼 토스뱅크도 주담대를 취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토스뱅크가 주담대 취급이 필요한 이유는 수익성 때문만이 아니다. 토스뱅크의 연체율은 올 1분기 말 기준 1.34%로 매우 높다. 토스뱅크의 전체 여신 중 신용대출 비중이 79.5%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반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상반기 기준 연체율은 각각 0.48%, 0.9%로 모두 1% 미만이다. 또, 토스뱅크는 인터넷은행 가운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가장 높다. 올 2분기 기준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4.9%로 케이뱅크(33.3%), 카카오뱅크(32.5%)를 상회한다. 

이처럼 토스뱅크는 신용대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지만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아 다른 경쟁사에 비해 연체율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최근 가계부채 관리 옥죄기에 들어서면서 토스뱅크의 주담대 상품 출시가 요원하다는 점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주담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인터넷은행이 가장 손쉽게 자산과 수익을 키우는 방법은 주담대 대환을 해주는 것인데, 이런 영업은 금융당국이 생각한 혁신·포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이에 토스뱅크의 주담대 출시는 올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주담대 상품 출시 시기는 내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토스뱅크 관계자는 주담대 출시 시기와 관련 "계속 검토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토스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