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너무 늘렸나…하나銀 vs 국민銀 상반된 금리정책 ‘눈길’

하나, 시장금리 하락에도 나홀로 3개월째 인상, 건전성 관리 위해 속도조절 국민, 신한·하나 기업대출 잔액 바짝 따라붙자 특별금리 제공 4개월간 73bp↓

2024-08-30     정재로 기자
자료/은행연합회

[프레스나인] 그 동안 기업대출을 가장 공격적으로 늘려온 하나은행이 최근 시장금리 하락세에도 기업대출 금리를 3개월째 홀로 인상에 나서며 속도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반면, 기업금융을 가장 보수적으로 운영해 온 국민은행은 최근 우량기업을 대상으로 특별금리 제공에 나서는 등 파격적 금리정책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3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7월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은행 5월 기업대출 평균금리(신규)는 연 4.71%로 2022년(9월) 이후 2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시장금리 하락과 맞물려 가계부채 리스크로 기존 주담대 중심의 여신성장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한 은행들이 기업금융을 키우는 과정에서 경쟁이 붙으며 5대 은행 기업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하락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국민·신한·우리·농협 등 주요 은행들이 기업대출 금리를 경쟁적으로 내리고 있는 반면, 하나은행만 금리를 올리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에 띈다. 

하나은행 7월 신규 기업대출 평균금리는 5.02%로 4월(4.86%) 이후 3개월째 오름세다. 관련해 하나은행 측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 하에 리스크관리 등 여신건전성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해 일부 속도조절에 나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기업대출 잔액 규모는 2분기 기준 175.2조원으로 올해 8.1% 자산이 성장했고, 지난 2022년초 와 비교하면 40% 가까이 증가한 상황이다. 잔액기준으로 국민은행(180조원), 신한은행(176.6조원) 턱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가파른 자산성장으로 건전성 지표에 경고음이 켜지자 금리인상을 통해 우회적으로 자산 억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이 지난 4분기 이후 상·매각한 기업부실채권 규모는 1조원에 육박하는 9179억원으로 5대 은행(국민은행 6341억원, 신한은행 7853억원 등) 중 가장 많았다. 

반면, 최저금리를 유지 중인 국민은행은 7월(4.27%)에도 기업금리를 26bp 인하에 나서며 지난 3월(5.00%) 이후 4월째 공격적인 금리정책을 펼치고 있다. 

앞서 국민은행은 4월부터 본부 차원에서 기존 우량 기업법인을 대상으로 할인금리를 제공하는 14조원 한도의 특별금리제공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영업점에도 상반기까지 2.2조원에 달하는 전결 한도를 부여한 바 있다.

올해 들어 기업대출을 크게 늘려온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5·6월 소폭 상승했지만 7월에 다시 14bp 내려갔고, 농협은행(18bp)과 우리은행(19bp)도 7월 하락세가 이어졌다.

자료/각 행 실적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