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올 때 우산 뺏는 은행권
4대 시중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5조원 감소 신한은행 가장 큰 폭으로 축소
2024-10-16 나한익 기업분석전문기자(AICPA)
[프레스나인] 고물가와 고금리로 서민들이 고통 받고 있는 상황에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서민을 위한 대출인 중저신용자 대출을 크게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4대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이 가장 큰 폭으로 줄였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은 2021년 말 18조 1076억원에서 2024년 상반기 13조 1416억원으로 약 5조원 감소했다. 이 중 신한은행이 약 2조원을 줄여 가장 큰 폭으로 축소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금융권이 ‘비 올 때 우산 뺏기’ 식으로 대응 하지 말 것을 금융권에 당부해왔다. ‘비 올 때 우산 뺏기’는 단기적으로 건전성이 개선된다 해도 중장기적으로는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초래해 전체 금융시스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김재섭 의원은 "수익성만을 추구하면서 취약계층을 외면하는 시중은행의 행태는 금융 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의원은 "금융기관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 금융포용을 실천해야 하며, 정부는 시중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릴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은 이자 이익으로 역대 최대 수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중저신용자 대출 축소로 인해 취약계층은 고금리 대출이나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위험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