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고·내부불화·성장둔화…이석준 농협금융 회장 ‘연임’ 명분이 없다
올해만 그룹 금융사고 430억, 증권사 인사 놓고 강 회장과 불협화음
[프레스나인] 올해 말로 2년의 임기만료를 앞둔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이 잇단 금융사고와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과의 불협화음, 성장둔화 등으로 연임 도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농협은행을 중심으로 잇따라 발생한 금융사고로 인한 내부통제 실패 책임이 연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 중이다. 강 회장 임기기간인 작년 금융사고가 5건에서 올해 10월까지 11건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 3월 109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사고에 이어 5월에는 51억원 규모의 공문서 위조사건, 8월에는 117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사고 발생했다.
이달에도 140억 원대의 부동산담보대출 이상거래가 적발되는 등 이 회장 임기 중 발생한 금융사고는 430억원에 달한다.
올해 NH투자증권 사장 인선을 두고 강 회장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상급기관 책임자와의 불협화음도 이 회장의 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농협금융 비상임이사로 강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박흥식 광주비아농협조합장을 선임됨에 따라 강 회장의 입김이 우회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비상임이사는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소속돼 CEO 선출에 관여한다.
강 회장은 지난 5월 범농협 준법감시 최고책임자 회의를 열고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을 논의한 자리에서 중대사고와 관련된 계열사 대표이사 연임을 제한하는 관리책임 강화방안을 내놓는 등 인사개입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한 2년여 간 실적부문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도 연임의 가능성이 낮아진다. 지난해 기준 농협금융 순이익은 2조2343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제자리걸음에 그쳤고, 올해도 반기 기준 1조7537억원으로 2.8% 성장에 머물렀다.
은행 금융지주 회장의 기본 임기가 3년인 것과 달리 농협금융은 2년의 기본임기를 보장한 후 연임할 경우 1년이 추가되는 '2+1' 방식이다. 농협금융지주는 차기 회장 및 은행장 선임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