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필름, 덴마크 CDMO 설비 1차 증설 완료...생산능력 확대 순항
덴마크 1차 증설분 가동 시작...2026년 유럽 최대 CDMO 발돋움 미국 생산시설도 내년 가동 전망...생물보안법 수혜 주목
[프레스나인] 일본 후지필름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덴마크, 미국을 비롯한 해외 거점에서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키우는 중이다. 주요 바이오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중국 업체의 진입을 제한하는 법안이 추진되는 가운데 수혜를 볼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후지필름 CDMO 자회사 후지필름다이오신스는 최근 덴마크 힐러뢰드 거점에서 1차 증설을 마무리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힐러뢰드 거점은 기존에 2만리터 규모 생물반응기(바이오리액터) 6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여기에 약 1000억엔을 투자해 생물반응기 6기를 새로 추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힐러뢰드 거점의 생산능력은 기존 12만리터에서 24만리터로 확대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후지필름다이오신스는 힐러뢰드 거점에 바이오리액터 8기를 더 설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026년까지 전체 확장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힐러뢰드 거점이 2만리터 바이오리액터 20기를 보유할 경우 유럽 최대 CDMO 거점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신규 생산시설의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내년 바이오리액터 8기가 먼저 가동되고 2028년 8기가 새로 추가될 전망이다. 후지필름다이오신스는 덴마크와 미국 거점에 제제 설비도 도입해 바이오의약품 원액부터 최종 제제화까지 일관적으로 수탁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후지필름은 이같은 증설을 기반을 2030년 CDMO 매출 7000억엔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2023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기준 매출이 2034억엔이었으니 7년만에 4배 가까이 성장하겠다는 얘기다.
CDMO 수요 자체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후지필름에 따르면 미국과 덴마크 거점에서 이미 2025년까지의 생산능력 대부분의 수주가 완료됐다. 현재는 2026년분에 대한 수주를 위해 글로벌 제약사들과 논의를 주고받는 중이다.
미국 정부의 생물보안법(Biosecure) 추진이 후지필름을 비롯한 CDMO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인의 유전정보가 중국 공산당과 협력관계로 의심되는 중국 바이오기업으로 이전되지 않도록 막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9월 미국 하원 통과 후 상원의 의결을 남겨두고 있다.
생물보안법의 제재 목록에는 주요 CDMO 중 하나인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가 포함돼 있다. 우시바이오로직스와 거래를 지속하기 어려운 고객사는 다른 CDMO로 시선을 돌릴 가능성이 충분하다. 특히 후지필름처럼 미국 현지에서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갖춘 기업이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국내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글로벌 최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만큼 생물보안법의 수혜 기업으로 거론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상위 제약사 20곳 중 17곳을 고객으로 확보해 꾸준히 수주 성과를 늘려가는 중이다.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최초로 매출 4조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