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한국유니온제약, 백병하 대표 지분 무상증여 취소
백병하 대표 등 4인, 지분 약 20% 증여 취소하고 반환받아 한국유니온제약, 재무상황 악화한 가운데 경영권 분쟁까지...임시주총서 방어 나서나
[프레스나인] 백병하 한국유니온제약 대표가 보유 지분을 회사에 증여하기로 한 결정을 물렸다.
1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백 대표는 한국유니온제약 지분 9.11%(72만556주)에 대한 무상증여를 취소하고 주식을 반환받았다. 앞서 8월20일 무상증여가 이뤄진 지 약 3달 만이다.
백 대표와 함께 무상증여에 나섰던 다른 특수관계인 3명도 마찬가지다. ▲백 대표의 배우자 안희숙씨(3.60%, 28만5242주) ▲백 대표의 조카 김소령씨(2.02%, 16만주) ▲김자권 전 한국유니온제약 부사장의 부인으로 알려진 신성희씨(5.16%, 40만8500주) 등이 모두 증여 주식을 반환받았다. 증여가 취소된 지분을 모두 더하면 20%에 육박한다.
백 대표가 무상증여를 결정했던 것은 회사의 재무상황 개선을 돕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유니온제약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316억원에 영업손실 37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 규모가 2배 넘게 불었다. 결손금은 약 70억원 증가해 200억원대에 이른 상태다.
이런 가운데 9월에는 약 200억원 규모 제3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조기상환청구에 대응해야 했다. 한국유니온제약이 증여받은 주식을 활용해 사채 상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상환해야 할 금액의 대부분인 191억원이 미지급됐다. 한국유니온제약 주가가 급락해 지분가치가 떨어진 데다 에스비메디코투자조합1호 대상의 제3자배정 증자 및 전환사채 발행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백 대표가 활용되지 않은 지분을 회수한 것은 최근 경영권 분쟁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디에이치투자개발 등은 최근 법원에 한국유니온제약 임시주주총회 소집의 허가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주총을 통해 백 대표를 포함한 기존 이사진을 신규 인사로 교체하겠다는 취지다.
자기주식에는 의결권이 없다. 20% 수준의 지분이 한국유니온제약에 묶인 상태로 주총이 열리면 백 대표가 경영권을 방어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한국유니온제약 관계자는 이번 무상증여 취소의 배경에 대해 “개인 사유라 알 수 없다. 회사는 관여하지 않는다”며 증여 취소 청구가 들어와 주식을 반환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유니온제약은 현재 에스비메디코투자조합1호 대신 한바이오셀을 대상으로 6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증자를 추진하는 중이다. 운영자금과 채무상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또 이노코어(INNOCORE AUSTRALIA PTY LTD)에 전환사채 41억원 규모를 발행해 앞서 미상환된 제3회차 BW의 상환에 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