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KB증권, 고려아연 '두 집안 싸움' 끼어들었나

공개매수 공시 후 일주일 만에 유상증자 계획 밝혀 금감원 "상당히 유의미한 사실 관계 확인 중"

2024-11-15     김보관 기자

[프레스나인] 최근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이 불공정 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자사주 공개매수 사무취급자이자 유상증자 모집주선회사 역할을 한 미래에셋증권, KB증권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고려아연은 이른바 '최씨 일가와 장씨 일가의 두 집안 싸움' 중이다.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두고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 간의 지분 경쟁이 치열하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및 유상증자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에 검사 인력을 투입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계획을 공개할 당시 "공개매수 후 회사의 지배구조, 재무구조, 사업내용 등에 변경을 가져오는 구체적인 장래 계획은 수립하지 않고 있다"고 공시한 바 있다.

그러나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 공시 후 불과 일주일 만에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가 끝나기 전에 유상증자를 계획했다는 의혹이 이는 이유다.

이에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와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한 이사들을 상대로 약 7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문제는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와 유상증자에 참여한 미래에셋증권, KB증권이다. 유상증자 과정에는 미래에셋증권이 모집주선인을, KB증권이 공동모집주선인을 맡았다. 

금융당국은 양사가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계획 등을 미리 알고도 묵인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의 유상증자 기업 실사 기간(10월 14일~29일)은 자사주 공개매수 기간(10월 4일~23일)과 겹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홍콩 투자설명회 행사(IR) 이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두 증권사의 주의 의무 소홀 여부에 대해 "상당히 유의미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고려아연은 논란이 인 후 유상증자를 자진 철회했다. 금감원은 철회 여부와 관계없이 조사를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사진/미래에셋·KB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