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밸류업' 아닌 '밸류킬'? 최대 46.20% 하락

지수 발표 후 이수페타시스, 메디톡스, 심텍 등 폭락 비중 큰 정보기술·헬스케어 섹터 암울 금융·부동산도 지지부진…평균 -2.30%

2024-11-19     김보관 기자

[프레스나인] 한국거래소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을 위해 개발한 '코리아밸류업지수' 내 종목이 줄하락하면서 오히려 시장의 불신을 얻고 있다. 

코리아밸류업지수는 100종목을 선정 과정에서부터 잡음이 일었다. 주주 환원에 힘쓴 기업은 탈락한 반면 배당 수익률 2%도 미치지 못하는 종목이 대거 편입되면서다.

19일 프레스나인이 코리아밸류업지수에 편입된 100종목의 수익률을 전체 분석한 결과, 이들 종목은 지수 편입 사실이 공표된 지난 9월 24일 이후 지난 18일까지 평균 5.33% 하락했다.

가장 많이 하락한 종목은 이수페타시스로 같은 기간 46.20%나 내려앉았다. 다음으로 △메디톡스(-36.34%) △심텍(-34.21%) △HS효성첨단소재(-32.97%) 등이 줄하락했다.

같은 기간 주가가 하락한 기업은 전체 100곳 중 67곳에 달했다. 상승한 기업은 단 33곳에 그쳤다.

섹터별로는 정보기술과 헬스케어 부문이 크게 떨어졌다. 

지수비중이 가장 큰 정보기술 기업 24곳의 주가는 이 기간 평균 12.03.% 하락했다. 전체 24곳 중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단 4곳에 불과했다.

세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헬스케어 12곳 역시 14.20% 내렸다.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단 2곳으로 나머지 10곳이 일제히 하락했다.

금융·부동산 섹터의 성적도 부진했다. 해당 기간 금융·부동산 기업 10곳은 평균 2.30% 하락했다. 10개 종목 중 6개 종목이 하락했으며 4개 종목만 상승했다.

암울한 성적에 일각에서는 코리아밸류업지수가 오히려 '밸류킬'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한국거래소 측의 지수 구성 종목 선정에 있다. '최근 2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 산업군별 상위 100위' 등의 요건 때문에 대표 고배당 종목인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제외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거래소는 코리아밸류업지수에 편입을 위해 우선 시총 상위 400개 종목 중 최근 2년 연속 적자(2년 합산 손익 적자 포함)가 아닌 기업을 선정했다. 

이후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 주가순자산비율(PBR) 순위 해당 산업군 내 50% 이내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기업 중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우수한 순서로 100곳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배당과 자사주 소각만으로 주주환원을 고려한 부분도 지적받았다.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KB금융의 배당금은 분기당 약 3000억원, 연간 1조2000억원에 달한다. 하나금융지주도 최근 주주환원율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반면 지수에 편입된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꾸준한 '관치' 논란에 더불어 습관과도 같은 '일회성 손실'로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는 종목이다.

지나치게 고평가 받는 기업 또는 주주환원에 소극적이었던 기업도 대거 포함됐다. 

지수에 편입된 한미반도체는 PBR이 약 19배에 달한다. 지수 편입 사실 발표 이후 전날까지 한미반도체 주가는 23.67% 하락했다.

JYP Ent.와 에스엠의 경우 코리아밸류업지수 발표 이후 주가가 크게 상승했으나, 그간 주주환원에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 온 기업이다.

한편 한국거래소 측은 18일 연내 구성 종목 특별변경 추진을 발표했다. 해당 추진안이 '밸류킬'이 된 '밸류업' 지수를 바로잡을 수 있을지 향후 방향이 주목된다.

사진/한국거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