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오름테라퓨틱 희망 공모가 '뻥튀기' 논란

'일회성 계약금' 이외 적자인데 PER 적용 적자기업인 오름테라퓨틱과 경상이익이 나오는 제약사와 비교는 '투자자 우롱'

2024-11-22     김보관 기자

[프레스나인] 최근 수요예측을 시작한 오름테라퓨틱의 기업 벨류에이션이 애초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희망 공모가 '뻥튀기'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희망 공모가 산정 시 지난 2023년 4분기에 발생한 일회성 계약금이 포함된 2024년 반기 기준 최근 4개 분기(LTM)의 당기순이익을 사용해 계산했기 때문이다. 일회성 계약금은 향후 보장되지 않는 매출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20일부터 수요예측을 시작했다. 오름테라퓨틱은 오는 27일까지 수요예측 기간을 가진 후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주관회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내세운 오름테라퓨틱의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원~3만6000원이다. 상대가치 주당 평가가액 6만9595원에 48.27~56.89%의 할인율을 적용했다.

희망공모가액의 산출방식으로는 주가수익비율(PER) 평가방법을 통한 상대가치 산출법을 택했다. 이 방법은 비교 기업 PER 배수에 주당 순이익을 곱해 주당 평가가액을 산출한다.

문제는 한국투자증권이 오름테라퓨틱의 희망 공모가를 산정할 때 2024년 반기 LTM 기준 당기순이익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지난해 수령한 일회성 계약금이 포함된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2023년 4분기에 백혈병 치료 후보물질 'ORM-6151' 파이프라인에 대한 전체 권리를 양도하는 에셋 기술이전으로 일회성 계약금을 수령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과 총 계약규모 1억8000만달러(약 2400억원)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으며 전체 계약금의 56%에 달하는 1억달러(약 1352억원)를 선급금으로 받았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오름테라퓨틱의 영업수익은 약 1354억원, 당기순이익은 약 682억원이다. 이중 일회성 계약금을 제외한 영업수익은 불과 2억원가량이다. 이 경우 오히려 당기순손실이 발생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오름테라퓨틱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167억원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하반기 일회성 계약금으로 8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다시 93억원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에 2023년 4Q에 수령한 후 매출로 인식한 일회성 계약금이 포함된 오름테라퓨틱의 2024년 반기 LTM 기준 당기순이익은 약 756억원이다.

만약 해당 일회성 계약금이 없었다면 오히려 2024년 반기 LTM 기준 당기순손실이 났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처럼 일회성 계약금이 포함된 2024년 반기 LTM 기준 당기순이익을 기반으로 비교 기업을 선정했다. 

실제 매출이나 이익 실현 규모 등을 봤을 때 크게 차이가 나는 한미약품, JW중외제약, HK이노엔이 선정된 배경이다.

이렇게 계산된 PER은 20.84배다. 여기에 2024년 반기 LTM 기준 당기순이익을 기반으로 계산한 주당 순이익 약 3440원을 곱해 주당 평가가액을 선정했다.

계산의 기준으로 잡은 적용 당기순이익에서 일회성 금액이라는 오류를 품으면서 문제는 겹겹이 발생한다. PER 산정부터 부풀려졌을 뿐 아니라 적용 주당 순이익 역시 부풀려진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평균보다 높은 할인율을 적용했다고 부연했으나 이는 처음부터 부풀려진 가격에 할인을 적용했다는 말장난과 같다.

한편 오름테라퓨틱은 이번 상장에서 총 300만주를 전량 신주로 모집한다. 상장예정주식수는 2142만9118주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