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 점검]⑦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연임 명맥 이어갈까
1조 클럽 달성에 호실적 IPO 과정에서 잡음은 끊이지 않아
[프레스나인] 올해 3월 연임의 갈림길에 선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의 거취가 주목된다. 호실적을 기록함과 동시에 기업공개(IPO) 주관 과정에서 여러 논란에 휩싸이면서다.
한국투자증권은 그간 최고경영자(CEO)들이 대체로 여러 차례 연임을 해온 사실이 있어 김 대표 역시 무난히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연소'에 '최초' 타이틀까지
김 대표는 1969년생으로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건국대 대학원 부동산 금융 석사,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2001년 LG투자증권 PF에서 처음 증권업에 몸을 담았다. 이후 2005년 한국투자증권 DCM부, 프로젝트금융부, 부동산금융담당을 거쳤다.
이어 지난 2007년에는 한국투자증권 프로젝트금융본부장, 2016년 IB그룹장, 2017년 경영기획총괄 부사장, 2019년 개인고객그룹장 부사장을 지냈다.
김 대표는 교보생명보험에서 보험사 최초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도입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또 지난 2016년 IB그룹장을 지낼 당시에는 '최연소 IB그룹장' 타이틀을 얻었다. 2019년 개인고객그룹장일 때에는 국내 증권사 최초로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액 50조원을 기록했다.
◇1조 클럽 진입…연임 전통도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1587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9.0%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한국투자증권은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진입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에서는 유일하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67.1% 증가한 1조41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투자은행(IB) 부문에서의 성과가 돋보인다. 해당 부문에서 한국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52.0% 증가한 4867억원의 순영업수익을 냈다.
그중에서도 PF와 인수합병(M&A) 관련 수익이 전년 대비 136.2% 증가한 1630억원을 달성했다. IB 관련 이자 수익도 97.4% 증가한 1315억원을 기록했다.
호실적에 더불어 한국투자증권 대표들의 '장기 집권' 전통이 더해지며 연임이 무난히 점쳐지는 추세다.
김 대표의 전임자인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은 5차례 연임했다. 그 전 대표를 역임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수석부회장은 11차례 연임을 이어갔다.
◇IPO 잡음 리스크…한두 가지가 아냐
다만 IPO 주관 과정에서 발생한 잡음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에이럭스의 상장 주관을 맡은 후 상장 첫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대량 매도해 공모가 뻥튀기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6월 사상 초유의 상장 예비심사 승인 취소 통보를 받은 이노그리드의 주관회사도 한국투자증권이다. 이노그리드는 지난 2월 최초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총 7차례나 정정했는데, 6번째 정정 신고서에서 최대 주주가 지위 분쟁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추가했다.
또 한국투자증권은 앞서 지난 2018년 에이비엘바이오 IPO 주관 업무 수행 중 떠안은 100억원의 실권주를 상장 직후 3일 연속 처분해 지난해 금융당국 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다.
최근에는 오름테라퓨틱의 상장 주관을 맡는 과정에서 기업가치평가를 과하게 높게 책정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파두의 주관회사이기도 하다. 파두는 상장과 동시에 실적 부진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며 이른바 '파두 사태'를 초래했다. 주관회사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부실 실사 의혹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