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CSM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는 듯
보험손익은 반토막 & 지나친 낙관적 가정에 예실차는 손실 실손보험 점유율 1위..실손 손해율 130%로 업계 최고
[프레스나인] 현대해상의 보험손익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장기보험손익이 눈에 띄게 하락했다. 실손의료보험 중심 손해액 증가로 인한 보험금 예실차의 적자폭 확대가 주 원인이었다. 현대해상은 어린이보험·실손보험 시장점유율 1위이지만 손해율 역시 업계 최고라 재무 건전성이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현대해상의 올 3분기 보험손익은 1820억원으로 1년 사이 46% 감소했다. 실제 보험금 지급이 현대해상의 예상보다 컸던 탓이다. 현대해상은 올해 3분기까지 1138억원 예실차 손실을 봤다. 현대해상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가정한 결과다.
현대해상의 예실차 손실에는 타사보다 많은 실손보험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 현대해상의 실손보험 보유계약 건수는 지난해 기준 약 616만건으로 17.3%의 비중을 차지했다. 다른 경쟁 손보사가 400만~500만건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담이 되는 건수다.
특히, 현대해상은 다른 손보사와 달리 1~2세대 실손보험 비중이 높다. 과거 판매한 구세대 실손보험은 제대로 된 예실차 가정을 어렵게 만든다. 구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MRI·도수치료·주사제 등을 본인 부담금없이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해상의 실손보험 손해율은 130.5%에 달했다. 보험료 100원을 받아 130원을 지급했다는 의미다. 현대해상은 2022년에도 116.7%로 가장 높은 실손보험 손해율을 기록했는데 전년보다도 13.8%p 상승한 것이다.
현대해상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어린이보험의 손해율이 높다. 거수보험료 대비 성장률이 하락한데서 거액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은 어린이보험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올 연말 적용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계리적 가정 조정시점에는 실손 손해율 등 가정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실적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한화투자증권은 가이드라인 적용 시 현대해상의 보험계약마진(CSM)이 6000억원 감소할 것이라 내다봤다. 연간 이익 추정치는 2025년 및 2026년 각각 3%, 4% 하향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구세대 실손보험 상품의 과잉징료가 수익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어린이보험의 경우 보통 성인보험으로 전환할 때 타사 보험으로 갈아타는 고객이 많아 전환율면에서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