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 C형간염 치료제 '하보니' 시장 철수 수순 돌입
내년 6월 이후 공급 중단 예정…후속 신약에 밀려 수요 감소 다클린자·순베프라와 DAA 시대 본격화…마비렛·엡클루사·보세비 남아
[프레스나인] 길리어드사이언스의 C형간염 치료제 '하보니(성분명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길리어드는 지난 17일 대체약품의 출시에 따른 수요 감소로 인해 하보니의 공급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보고했다. 마지막 공급은 지난 2022년 10월 14일이었으며, 2025년 6월 30일부터는 공급이 완전히 중단될 예정이다.
지난 2015년 국내 허가를 받은 하보니는 국내 첫 DAA(direct acting antivirals,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 제제였던 다클린자·순베프라와 함께 C형간염 치료제의 새로운 장을 연 품목 중 하나로 꼽힌다.
이들 DDA 제제가 등장하기 전까지 C형간염을 치료하기 위해 인터페론, 리바비린 등을 사용했지만, 완치율은 60%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2015년 국내 첫 DDA 제제로 등장한 BMS의 다클린자·순베프라 병용요법의 완치율은 90%까지 끌어올렸고, 뒤이어 하보니와 소발디가 더 높은 완치율을 내세우며 등장했다.
이후 MSD의 제파티어, 애브비의 비키라·액스비라와 마비렛, 길리어드의 엡클루사, 보세비 등이 잇따라 등장했다. 그러면서 더 높은 완치율과 함께 편의성을 개선하는 등 앞서 나온 품목의 단점을 빠르게 보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개선된 후속 신약이 잇따라 나오면서 먼저 등장한 DDA 제제들은 그만큼 빨리 시장에서 사라져갔다. 한때 400억 원대의 처방실적을 올렸던 다클린자·순베프라 병용요법은 2021년 3월 시장에서 떠나갔다. 비키라·엑스비라의 경우 2018년 1월 대체약물인 마비렛이 허가를 받으면서 2019년 8월 말 공급이 중단됐다.
이번에 공급 중단을 보고한 하보니의 경우에도 지난해 출시한 엡클루사와 보세비 등 후속 신약으로 대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10년이 채 지나지 않아 DDA 시장이 빠르게 변화했고, 최종적으로 개선된 제품만 시장에 남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하보니의 공급이 중단될 경우 DDA 시장에는 마비렛과 엡클루사, 보세비, 소발디 4개 품목만 남게 되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DDA 제제들이 높은 완치율을 보이면서 C형간염 환자도 급격하게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이들 4개 품목 중 일부가 더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