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Dive][오스코텍]⑪자회사 상장 못 막는다?
김정근 오스코텍 대표 “제노스코 상장은 이사회 결정, 관여 못한다” 오스코텍, 제노스코 지분 50% 이상 보유...경영권 행사 포기? 제노스코, 경영진 다수 전현직 오스코텍 임원으로 구성
<편집자주> 주식회사 존재의 이유는 주주가치 제고다. 황제경영, 사익편취로 인한 주주 이익을 훼손했다면 경영진으로서 명백한 위반 행위다. 프레스나인은 주주가치 훼손으로 고통받는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려 한다.
[프레스나인] 오스코텍이 자회사 제노스코의 상장을 추진하는 근거 중 하나는 ‘제노스코가 스스로 상장을 결정했으며, 오스코텍은 제노스코 경영에 관여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김정은 오스코텍 대표가 직접 지난 11월 열린 기업설명회를 통해 이같이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제노스코 지분구조와 이사회 구성을 보면 이런 주장은 주주들의 불만을 외면하기 위한 책임 회피에 가깝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오스코텍은 제노스코 지분 59.12%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스코텍은 제노스코를 종속기업으로 분류한다. 오스코텍이 제노스코에 대한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만약 제노스코 이사회가 오스코텍의 의사에 반해 멋대로 상장을 추진했다면, 오스코텍은 제노스코에 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해 이사진을 교체할 수 있다. 제노스코 정관에 차등의결권(일부 주식에 특별히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 같은 조항이 있지 않은 이상 50%를 초과하는 지분의 지배력은 절대적이다.
설령 주주총회 개최 및 이사회 개편에 어떤 제한이 있더라도, 오스코텍 입장에서는 기업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주주들을 위해 회사가 최대한 제노스코 상장을 저지하려 노력하고 있음을 알리는 게 자연스럽다. 그러니까 제노스코가 정말 오스코텍에 ‘반기’를 들었을 경우의 얘기다. 현재 오스코텍은 제노스코의 상장을 막기는커녕 합리화하는 데 급급하다.
애초 제노스코 이사회가 오스코텍과 별개로 움직일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제노스코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경영진 구성원 다수가 전현직 오스코텍 임원이다.
먼저 폐암 신약 ‘라즈클루즈(성분명 레이저티닙)’를 개발한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는 지난 2015년까지 오스코텍 등기임원을 지낸 바 있다. 고 대표와 함께 공동 CEO를 역임 중인 김세원 대표의 경우 2023년까지 오스코텍에서 임상개발 사장으로 일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양용일 부사장 역시 오스코텍에서 임원을 지내며 사업개발 등을 맡다 2011년 제노스코로 옮겨갔다. 또 CMC를 책임지는 정영춘 박사는 현재 오스코텍 CMC 팀장을 겸직하는 중이다.
이처럼 오스코텍이 제노스코를 확실히 통제 가능한 상황인 만큼 ‘모회사가 관여하기 어렵다’는 주장은 자가당착에 불과하며, 오스코텍 차원에서 제노스코 상장을 주도해 기업가치 훼손을 초래하고 있다는 게 주주들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