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코드]①변화 택한 KB...'영업통' 이환주 차기 은행장에 거는 기대
이자이익 7조6486억원..비이자이익 6185억원 '수익 불균형' 이환주 후보자, 은행 & 비은행 시너지 낼 수 있는 적임자 평가
[프레스나인] 연임이 유력했던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교체된다. KB금융지주는 이환주 현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를 새 은행장 후보로 선임했다. KB금융은 '영업통' 이 후보를 통해 은행·비은행간 시너지 극대화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KB금융은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을 선정했다. 계열사 대표가 은행장에 오른 첫 번째 사례다.
이 후보가 취임할 내년에는 은행권의 영업환경이 더 악화될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하, 세계 경기둔화 등으로 이자이익 감소가 예상되며 어느 때보다 수익 모델 다각화가 중요해졌다.
국민은행의 실적을 보면 수익 구조 불균형이 심각하다. 전체 영업이익의 90% 이상을 이자이익에 의존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올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6185억원으로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낮다.
반면, 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7조6486억원으로 신한은행(6조6045억원)보다 1조원 이상 높다. 그럼에도 비이자이익 성장세가 신한은행보다 뒤처져 전체 순이익에서 밀렸다.
이자이익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수익 구조는 은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경기 순환상의 금리 변화에 당기순이익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높은 변동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올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 이후 ELS 판매를 중단한 상태라 비이자이익의 원천인 수수료수익 확대는 더 어려워졌다.
결국 KB금융은 이 후보가 그룹 계열사들이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만들 적임자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 후보는 재무와 영업력을 겸비한 소위 재무·영업통으로 불린다.
이 후보는 1991년 국민은행에 입행해 국민은행 강남교보사거리지점장, 스타타워지점장, 영업기획부장, 외환사업본부장, 개인고객그룹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KB금융 재무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룹 내부에서 KB라이프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구 푸르덴셜생명보험과 KB생명보험의 통합을 이뤄냈고 요양 사업 진출 등 새로운 먹거리를 개척하는 등 경영능력까지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그가 맡은 KB라이프는 지난해 2562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고 올 3분기 누적 276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보였다.
KB금융 관계자는 "순이자마진(NIM) 축소,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 녹록지 않은 환경이다"라며 "은행의 핵심사업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경영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점에 부합한 인사 결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