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Dive][알테오젠]①2025년 기대주, 코스닥 1위 자격 충분한가
추가 주가 기폭제(catalyst)가 없다
<편집자주> 알테오젠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바이오의약품을 SC제형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렸다. 다만 미래 성장 가능성에 비해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돼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알테오젠이 2025년 ‘푸른 뱀의 해’와 그 이후에도 코스닥 대장주의 입지를 지킬 수 있을지 살펴본다.
[프레스나인] 16조5022억원.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알테오젠이 기록한 시가총액(종가 30만9500원)이다. 명실상부 코스닥 1위 종목으로서 한 해를 마쳤다. 2위 에코프로비엠과는 약 6조원에 이르는 격차를 보였다.
이마저 최고 기록은 아니다. 지난해 알테오젠 시총은 한때 2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최근 바이오업계 투심이 가라앉은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의 저평가 현상이 두드러졌으나, 유독 알테오젠에는 투자자들이 몰린 것. 비록 20조원대 시총은 얼마 가지 않았지만 연말 기준 기업가치만 봐도 성장세가 어마어마하다. 연초 대비 시총 규모가 3배 가까이 불었다.
2025년에는 어떨까. 증권사들은 알테오젠의 주가 ‘초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보고서를 통해 연말 종가보다 30%가량 높은 주당 40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비슷한 시기 신한투자증권은 무려 주당 73만원, 40조원에 육박하는 시총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당장의 실적만 놓고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숫자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매출 442억원, 순이익 144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연간 순이익은 200억원 중반대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산된다. 순이익이 200억원이었다고 가정하면 작년 말 종가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800배를 넘는다. 통상 PER이 높게 나타나는 제약바이오기업 중에서도 눈에 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은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알테오젠 순이익이 2026년 4000억원대로 급증하면서 PER이 40배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알테오젠이 지닌 피하주사(SC)제형 전환 기술력이 빛을 발하면서 로열티 수입이 급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알테오젠은 기존 정맥주사(IV)형 바이오의약품을 피하주사형으로 바꿔 투여 편의성을 대폭 개선하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hyaluronidase) ‘ALT-B4’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여러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SC제형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제약사 중 하나인 미국 MSD와의 파트너십이 핵심이다. MSD는 2023년 글로벌 매출 250억달러(약 33조5000억원)를 기록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SC제형화를 추진하는 중이다. 올해 키트루다 SC제형이 상업화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돼 알테오젠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른 재무적인 성과가 실제로 주가에 부합할지가 관건이다. MSD가 키트루다 SC제형을 앞세워 어느 정도의 매출을 달성하느냐에 따라 알테오젠의 수익 및 기업가치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투자증권의 예상이 맞다고 해도 이미 2026년 순이익에 PER40배에 도달 했다면 시장 기대치는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되었다고 보여진다.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새로운 주가 기폭제(catalyst)가 필요해 보인다. 오히려 순이익 증가치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재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