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캐피탈그룹 ‘12.3 사태’ 매수 기회로 삼아
2대 주주 캐피탈그룹 지분 추가 매입해 지분율 8.07%로 증가 한국 정치적 경제적 회복탄력성 믿는 듯 주주환원 지켜진다면 ROIC 16.25%, 아직도 매력적
[프레스나인] 외국계 투자자들이 모두 같은 생각을 하진 않는다. 외국계 투자자들도 단기 투자자와 장기 투자자로 나뉘며 장기 투자자들도 ‘장기’로 보는 기간이 제각각 다르다. 지난해 KB금융지주의 2대 주주로 오른 캐피탈그룹은 ‘Mega Long Fund’라고 불리울 정도로 투자 기간을 길게 잡는다. 종목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번 매수하면 4~7년 정도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계 투자자들의 합계로 보았을 때 이들은 12.3 사태 이후 KB금융지주를 대량으로 매도 했다. 밸류업 프로그램 최대 수혜주로 주목받은 KB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78% 중반까지 상승했었다. 하지만 12.3 계엄사태 이후 외국계 투자자들의 매도세로 2주 만에 약 2%포인트 하락했다.
다른 외국계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캐피탈그룹은 오히려 KB금융지주의 지분을 추가 매입한 것이다. 캐피탈그룹은 12월 한 달 동안 329만주를 매입해 지분율이 7.24%에서 8.07%로 상승했다. KB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지분율 8.75%에 바짝 다가섰다.
캐피탈그룹은 12.3 사태 이후 KB금융지주의 주가와 원화 가치가 동시에 하락한 상황을 매수 기회로 삼은 것이다. 덕분인지 KB금융지주의 주가는 12.3 사태 이후 저점 대비 가장 크게 반등했다.
흥미로운 점은 탄핵 소추안이 통과된 14일 이전부터 매수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정치적 상황은 투자 판단에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던 것이다. 캐피탈그룹은 한국의 정치적 경제적 회복탄력성을 믿는 듯 하다. 이들에게는 단기적 불확실성 보다 주주환원 정책이 가장 중요한 투자요소라고 판단된다.
만약 KB금융지주가 자산 성장에 필요한 자본을 제외한 모든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준다고 가정하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배가 적정하다고 보여진다. 컨센서스 기준 2025년 KB금융지주의 자기자본수익률(ROE) 예상치는 9.1%다. 한국 시장의 자기자본비용(CoE)를 8~9%로 가정한다면 이론적으로 PBR은 1.1배(9.1% 나누기 8.5%)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KB금융지주는 2025년 컨센서스 기준 0.56배에 거래되고 있다. 다시 말해 실질적 투하자본이익률(ROIC)은 ROE 9.1% 나누기 PBR 0.56배인 16.25%다.
이정도 ROIC라면 5%대 목표수익률을 가진 국민연금도 더욱 적극적으로 KB금융지주의 지분을 추가 매수하는 것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