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Dive][대화제약]⑤차입의존도 업계 최고…유동성 불안
1년 내 갚아야 할 차입금 1000억 육박, 차입금의존도 55%
[프레스나인] 대화제약이 올해 경구용 파크리탁셀의 본격 중국 판매를 시작으로 새 돌파구를 마련 중에 있지만, 당장은 눈덩이로 불어나고 있는 부채 해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23년을 기점으로 대화제약 순이익은 손실로 전환했고 그 폭은 확대 중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매출부진이 장기화로 영업이익이 떨어진 탓이지만 은행권에서 차입한 부채가 커지면서 이자비용이 늘어난 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3분기(별도) 기준 대화제약 부채비율(총부채/총자본)은 182%(1273억원/701억원)로 국내 제약사 평균 부채비율 약 60%대 보다 월등히 높다. 매출 1000억원 이하인 중소제약사만을 분류한 통계에서도 평균 4곳 중 3곳의 부채비율이 100%를 하회한다는 점에서 대화제약 재무건전성은 상대적으로 불안하다.
총부채 1273억원 가운데 은행권 차입금은 964억원으로 연간 지불하는 이자비용만 5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순이익을 갉아 먹는 주요 요인인 셈이다.
부채의 질과 증가속도를 고려할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하다.
총부채 가운데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의 비중이 92%(1177억원)에 달한데다, 그 증가율 역시 2021년 613억원→ 2022년 688억원→ 2023년 1143억원으로 2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화제약은 지난 2021년 2공장 증축비용 마련을 위해 은행권 차입액을 크게 늘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 2019년 처음 발행한 1회차 전환사채(CB) 물량이 주가하락으로 대부분 풋옵션이 발동되면서 약 160억원을 차입해 상환했다.
차입을 늘리다보니 기업의 안정성 지표 중 하나인 대화제약 차입금의존도(자산대비 차입금 비중)는 55%까지 늘었다. 최근 공장증설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일부 제약사를 제외하고 50%를 넘는 국내 제약사는 대화제약이 유일하다. 국내 제약사의 90% 이상이 30%를 하회한다.
대부분의 부채가 단기차입금이다 보니 유동성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단기지불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45%로 보통 적정 경계선으로 보는 200%에도 크게 미치지 못한다. 유동자산마저 절반 이상이 재고자산으로 실질적으로 유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은 3분기 현재 130여억원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자산을 기반으로 당장 현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여건도 안 된다. 대화제약은 앞서 2019년 자회사 씨트리(현 HLB제약)와 사옥을 매각해 이미 200억원대 현금을 조달한 바 있다. 현재 공장 등의 토지 및 건물, 시설물에도 담보가 설정돼 있어 소유한 유형자산을 통해 추가 자금조달은 어려워 보인다. 보유 중인 대부분의 금융상품에도 차입금에 대한 담보가 설정돼 있다.
다행히 지난해초 오너2세인 김은석 대표가 단독대표체계를 구축하면서 재무건전성 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동부채 증가세가 멈춰서며 유동비율이 소폭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