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Dive][대화제약]⑧승계구도 아직 안갯속…김은석 대표 돌파구는

1% 낮은 지분율·우호지분 변동 등 변수 주목  상속증여·주식매입 과정에서 재무부담 불가피

2025-02-06     정재로 기자

[프레스나인] 보유 지분율로만 따졌을 때 대화제약의 경영 승계구도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창업주 김수지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은석 대표이사가 지난해 단독대표로 올랐지만, 지분율이 턱없이 낮아 경영권 확보를 위한 추가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김은석 대표는 2008년 대화제약에 입사해 기획관리팀장 등을 거쳐 2011년 사내이사와 2015년 각자대표에 선임된 이후 지난해 4월 단독대표에 올라섰다. 김 대표는 장내매수를 통해 꾸준히 대화제약 주식을 매집해 오고는 있지만, 현재 1.07%에 수준에 불과해 독립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김 대표 입장에서 경영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보유주식을 반드시 늘려 나가야 한다. 현재로서 부친인 김수지 명예회장으로부터 상속·증여를 받거나 직접 주식매입에 나서야 하는데, 아무래도 재무적 부담이 걸림돌이다.

상속·증여가 이뤄져도 김수지 명예회장의 낮은 지분율이 아쉬운 상황이다. 현재 김 회장의 지분율은 9.13%로 모친 이명희 여사 0.28% 지분을 모두 합쳐도 10.5%에 불과하다. 김 대표의 다른 계열사 보유지분도 미미한 상태여서 추가로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직접매입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 김은석 대표가 조직 지배력을 다지기 위해서는 우호지분 유지가 필수적이다. 대화제약 공동창업주가 4명으로 구성되다보니 지분구조가 다른 기업과 달리 복잡하게 얽혀 있다.

대화제약은 지난 1984년 성대약대 동기인 김수지 명예회장과 김운장 명예회장 주축으로 설립된 이후 고준진 명예회장과 약대 후배인 이한구 명예회장이 동참하며 4인 경영체계를 유지해 왔다. 

현재는 모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자문위원 자격으로 김 대표를 든든히 지원하고 있지만, 명예회장들의 지분 상속·증여 이후의 지배구도는 아직 예측이 어렵다.

점점 쪼그라들고 있는 공동창업주들의 지분율도 변수다. 

2003년 코스닥 상장 이후 2006년 디에스앤지 합병 당시 김수지(16.8%), 김운장(12.8%), 고준진(15%), 이한구(15.3%) 명예회장의 총 지분율은 60%에 달했다. 하지만 합병과 횡령사고, 주식매도 등을 거치며 현재는 김수지(9.1%), 김운장(3.7%), 고준진(9.2%) 이한구(3.2%) 명예회장의 총 지분율은 25%로 이전 보다 절반이하로 축소됐다.

공동창업주 지분율 감소세는 최근 들어 더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해에만 김수지 명예회장이 9.8%→9.19%로, 김운장 4.22%→3.76%, 이한구 3.34%→3.19% 등 세 명의 명예회장 지분율이 1.22%p(포인트) 감소했다. 고준진 명예회장 지분율만 2020년 이후 변동이 없다.

앞서 대화제약은 대주주 지분희석에 따른 적대적 M&A 노출에 대비하기 위해 2020년 '황금낙하산' 조항을 신설했다. 대표이사가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임기 중 해임될 경우, 퇴직금 외에 추가로 100억 원의 퇴직보상금을 지급받도록 규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김은석 대표가 독자 경영체계를 구축한 만큼, 우선은 실적 성과로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보여줘 주주들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사진/대화제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