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Dive][바이오니아]⑫주주연대 대표 “회장과 임원들만 배부르면 안 돼”
“임원들 보수 어느 정도인지 주주들 몰라...코스메르나 사업도 불만” 주주연대, 지분 20% 확보 목표...“견제와 감시 명확히 해야”
[프레스나인] “주식회사는 이름에 걸맞게 주주들을 위한 회사가 되어야 합니다. 회사가 어려운데 회장과 임원들만 배부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바이오니아 주주연대 대표는 10일 기자와 서면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아직 실명을 밝히기 부담스럽다는 그는 20여년 동안 경기 북부에서 식품 제조업을 운영했다. 2020년 바이오니아를 알게 돼 투자하기 시작했다.
평범한 사업자가 주주행동주의에 눈뜨게 된 것은 최근 회사 상황과 미래 기업가치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바이오니아는 앞서 코로나19 사태 당시 진단키트 사업을 통해 막대한 매출을 냈다. 하지만 이후 진단사업은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신사업인 신약개발과 탈모 화장품 코스메르나(CosmeRNA)의 성과도 부진하다. 한편 해외 관계사 설립이 오너일가의 사익과 관련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바이오니아 주주들은 스스로 회사를 견제하기 위해 나섰다. 지난해 11월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 대표를 선출하고 소액주주 표를 결집하는 중이다. 올해 주총에서 이사와 감사 선임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하는 일문일답.
Q. 현재 회사 경영에서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된다고 보는지
A. 바이오니아는 작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 정도로 회사가 힘든 상황이지만 회장 보수, 임원들의 보수, 그리고 자회사 대표 임원들의 보수가 어느 정도인지 주주들은 모르고 있다. 이런 힘든 시기에 자회사 에이스바이옴은 건물을 매입했는데, 이 또한 어떤 생각으로 진행했는지 궁금하다.
Q. 탈모 화장품, 신약개발 등 신사업에 대한 의견은.
현재 진행되는 사업인 분자 진단에 대해 매출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코스메르나 사업에 대해서도 주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 출시되어 판매되고 있는 상황에 국내 식약처와의 협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고 싶다. 주주들이 보기엔 마케팅이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코스메르나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이고 빠른 진행이 필요하다. 중국 비엔날씬(에이스바이옴 유산균 제품) 진출 성과는 어떤지도 알고 싶다.
자회사 써나젠테라퓨틱스(siRNAgen Therapeutics, 써나젠)의 신약 기술은 현재 성과를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바이오 회사라는 이름에 맞게 써나젠의 기술을 보고 주주가 된 분들이 많다. 그러나 박한오 회장은 세노스테라퓨틱스(Cenos Therapeutics, 세노스)라는 관계사를 설립하는 데 기술을 이전하고, 세노스 대표로 딸인 박준영 전 써나젠 대표를 임명했다. 이러한 부분들은 많은 주주가 잘 모르고 있으며 우려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정말 회사와 주주들의 이익을 위한 방안인지 묻고 싶다.
Q. 주주연대의 현황과 목표, 활동 계획은
바이오니아는 주식회사라는 이름에 걸맞게 오명을 벗고 주주들과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견제와 감시는 명확히 해야 할 것 같다.
현재 액트 기반 주주연대는 12%에 가까운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목표 지분율은 20% 이상이다. 이번 주총에서 액트 주주연대를 필두로 사외이사 선임과 감사 선임을 주주 안건으로 제의하고 주총을 준비하고 있다. 주주를 상대로 이사와 감사 선임에 관한 우편물을 발송하고, 주주 결집을 위해 액트 가입을 독려할 예정이다. 소송을 통해 주주명부를 받아놨다.
사외이사 후보자는 주주연대 대표이고 감사 후보자는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소송을 맡은 신지원 변호사다.
이처럼 이사와 감사 선임 안건을 제의한 이유는 주식회사가 이름에 걸맞게 주주들을 위한 회사, 주주들과 소통하며 주주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회사가 어려운데 회장과 임원들만 배부르면 안 된다고 본다. 예전 박한오 회장이 인터뷰에서 "밥은 제일 마지막에 먹겠다"고 했는데,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Q. 주주연대 활동에 대한 사측 반응은 어떤지.
사측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 박한오 회장 면담을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주주명부 열람 등사를 신청했을 때도 꼭 소송까지 가야만 했는지 이문이다. 연락이 되고 대화가 되었다면 굳이 소송까지 가지 않아도 될 문제였던 것 같다.
Q. 주주연대 참여 및 대표 지원 계기는
바이오니아에서 5년째 활동하고 있다. 액트라는 주주 모임 어플을 알게 돼 가입했는데 당시에는 주주 대표가 없었다. 주주 대표는 어느 정도 바이오니아에 대해 잘 알고 오래된 주주분이 하셨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 주식 수가 전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주식을 보유한 분이 책임감도 가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생각하는 대표 후보자가 없어서 직접 지원하게 됐다.
Q. 바이오니아 주주들에게 하고 싶은 말
주주연대 대표로서 주주분들을 대변하고 사측에 주주들의 이익과 소통을 계속 요구할 것이다. 바이오니아는 일반 소액 투자자 비중이 높다. 많은 소액주주가 액트를 통해 주권 행사를 꼭 해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