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부실채권 처리 '골머리'
NPL 규모 4대 은행 총액보다 많아..NPL 비율 1.05%→1.32% 주 대출 고객인 중소기업 자금 사정 악화 영향
[프레스나인] IBK기업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경기 침체 여파에 주 대출 고객인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연체율, 고정이하여신(NPL) 등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들었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4조1970억원으로 전년(3조1910억원) 대비 31.5% 증가했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총액(3조9490억원) 보다도 많은 액수다.
이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년 대비 0.27%p 오른 1.32%를 기록했다. ▲국민은행 0.32% ▲신한은행 0.24% ▲하나은행 0.29% ▲우리은행 0.23% 등 4대 은행과 1% 이상 차이가 난다.
이처럼 부실채권이 빠르게 늘어난 것은 주요 대출 고객인 중소기업의 사정이 어려워진 영향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의 중기대출 연체액은 2023년 1조4863억원에서 지난해 2조539억원으로 38.2% 증가했다.
기업은행은 손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더 쌓았으나, 부실채권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률(NPL커버리지 비율)이 2023년 143.5%에서 지난해 말 115.5%로 하락했다.
또한, 국책은행으로서 기업은행은 전체 대출 가운데 중소기업대출 비중을 70%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점도 건전성에 악영향을 줬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연체율이 높고,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분류되는 중기대출에 소극적이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중기대출 잔액은 247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약 100조원 이상 차이가 나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