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peline Review][SK바이오팜]이젠 항암제 개발사, KRAS G12D 타깃도 공략

④고형암 과발현 타깃 항암 후보물질 추가 발굴...선행 최적화 단계 ‘퍼스트 인 클래스’ 개발 결쟁 치열...인간 임상 진입 여부 촉각

2025-02-18     임한솔 기자

[프레스나인] 그동안 중추신경계(CNS) 분야 역량을 뽐내던 SK바이오팜이 이젠 항암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발돋움하고 있다. 홍콩 기업으로부터 방사성의약품(RPT)을 도입하고 미국 단백질분해제(TPD) 개발기업을 인수하는 등 외부 기술을 확보하는 데 한창이다.

이와 함께 자체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 신약 승인이 이뤄지지 않은 신규 타깃을 대상으로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중이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만큼 개발이 성공했을 때의 과실도 달콤하다.

SK바이오팜에 따르면 현재 KRAS G12D 저해제에 대해 선행 최적화(lead optimization) 단계를 밟고 있다. 선행 최적화는 앞서 스크리닝으로 도출된 후보 화합물을 최적화하기 위해 수백 개의 화합물을 합성하고 검증하는 단계다. 이를 통해 전임상에 들어갈 물질을 도출하게 된다.

KRAS는 세포 증식과 분화에 중요한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이다. KRAS 유전자 변이가 발생하면 세포 성장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아 암세포 증식을 유발하게 된다. 

KRAS 변이 암 환자 중 약 89%는 KRAS G12 변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종별로 보면 췌장선암(PDAC) 86%, 대장암(CRC) 41%, 비소세포폐암(NSCLC) 32% 등에 나타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KRAS G12 변이는 또 G12D(36%), G12V(23%), G12C(14%) 등의 세부 변이를 갖는데, 이 중 신약개발이 이뤄진 타깃은 KRAS G12C 변이 뿐이다. 2021년 암젠이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KRAS G12C 억제제 루마크라스(성분명 소토라십)를 개발해 미국 FDA로부터 가속 승인을 받았다. 2022년에는 미라티테라퓨틱스(Mirati Therapeutics)도 비소세포폐암 치료용으로 KRAS G12C 억제제 카라자티(성분명 아다그라십)의 가속 승인을 획득했다.

이처럼 KRAS 변이에 따라 개발의 진전이 다르게 나타나는 까닭은 변이의 물질 구조에 있다. 애초 KRAS 단백질 자체가 약물이 결합할 수 있는 부분(포켓)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저분자의약품 개발이 어려웠다. 그러다 KRAS G12C 변이에서 약물 결합이 가능한 포켓이 발견돼 신약개발로 이어진 것. 

이제 KRAS G12D가 공략될 차례다. SK바이오팜이 글로벌 등록한 KRAS G12D 억제제 특허에 따르면 해당 화합물은 KRAS G12D 단백질에 대해 높은 결합 능력을 보였고 변이가 발생한 세포의 생존을 억제하는 효과도 나타냈다. 향후 전임상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SK바이오팜 이외에도 여러 글로벌 제약사가 KRAS G12D 타깃을 노리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릴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 인수된 미라티, TPD 개발사 아스텔라스(Astellas Pharma) 등이 임상 초기 또는 전임상 단계에서 관련 약물을 개발하는 중으로 파악된다. 

이같은 다른 경쟁 약물들의 개발 동향 또는 자체적인 전략 수정에 따라 SK바이오팜의 KRAS G12D 개발 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 SK바이오팜은 앞서 자체 항암 후보물질 SKL27969의 미국 임상1/2상을 진행했는데, RPT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해당 임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SK바이오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