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관세 리스크에도 매수 의견 유지…신한·상상인증권

2025-04-14     나한익 기자

[프레스나인] 기아가 2025년 1분기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북미발 관세 리스크와 일부 지역의 판매 부진으로 인해 주요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신한투자증권과 상상인증권은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며, 당장의 불확실성보다는 중장기 경쟁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아는 1분기 글로벌 도매판매대수 77.2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수치로, 하이브리드차(HEV)와 전기차(EV) 부문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HEV는 10.8만대로 11.2% 증가했고, EV는 5.5만대로 14.2% 늘어나며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빠르게 확대됐다. 

신한투자증권은 기아의 1분기 실적을 매출 27조 원, 영업이익 3.1조 원으로 추정하며, 이는 시장 기대치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상상인증권 역시 비슷한 수준인 매출 27.4조 원, 영업이익 3.2조 원을 예상하며, 미국 시장에서 고수익 차종 확대와 환율 효과가 인센티브 부담을 상쇄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전년 대비 9% 이상 상승하며 채산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평균판매단가 상승도 수익성 방어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2분기 이후다. 미국이 25% 수입차 관세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경우, 기아 수익성에 가해질 압력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미국 시장이 기아 전사 영업이익의 약 60%를 차지하며, 관세 부담을 온전히 기아차가 떠안을 경우 영업이익 추정치를 최소 5% 이상 하향 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상상인증권 또한 북미 재고 물량이 약 3개월치 수준이라 2분기까지는 일시적으로 대응이 가능하겠지만, 2026년부터 본격 가동될 미국 HMGMA 공장 이전까지는 구조적인 대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유럽에서는 하반기부터 전기차 볼륨 모델의 출시가 본격화되며 점유율 회복이 기대되지만, 당장의 수익보다는 기술 기반 확대와 브랜드 전략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에 큰 기여를 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연간 실적 전망은 다소 하향 조정됐다. 신한투자증권은 기아의 올해 매출을 112조 원, 영업이익을 12.1조 원으로 전망하며, 기존 추정치 대비 각각 1.7%, 6.7% 낮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증권사는 공통적으로 기아의 현재 주가 수준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PER은 4배 미만으로 낮아졌고, 예상 배당수익률은 7%를 상회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기아는 올해 7,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예고하며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예고한 바 있다.

또한 기아가 제시한 중장기 전략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회사는 향후 글로벌 판매 목표를 419만대로 제시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물류 로봇 Stretch와 Spot의 생산 및 물류 적용 확대, 그리고 휴머노이드 로봇 Atlas의 제조공정 도입 계획 등 기술 기반 미래전략도 중장기 성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금은 당장의 관세 소나기를 피하고 가야 할 시기지만, 결국 믿을 것은 밸류에이션과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상상인증권 역시 “11%라는 글로벌 경쟁사를 상회하는 기아의 영업이익률 목표는 위기 속에서도 차별적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접근을 권고했다.

기아 PV5. 사진/기아, 프레스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