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쓰레기로 수소 만든다’…인도네시아에서 글로벌 W2H 프로젝트 시동

인도네시아 정부 및 국영 에너지기업과 함께 ‘자원순환형 수소 솔루션(W2H)’ 도입 계획 발표

2025-04-15     나한익 기자

[프레스나인] "쓰레기가 수소가 된다면?" 현대자동차그룹이 실제로 이 상상을 현실로 옮기기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이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글로벌 수소 생태계 서밋 2025'에서 ‘인도네시아 W2H(Waste-to-Hydrogen) 수소 생태계 조성 프로젝트’의 본격 추진을 선언했다. 단순한 구호를 넘어, 현대차가 쓰레기 문제와 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글로벌 수소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사업의 핵심인 사리묵티(Sarimukti) 매립지는 하루 1500톤에 달하는 반둥시의 폐기물 중 80%가 처리되는 곳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매립지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 하수 슬러지, 가축 분뇨 등 유기성 폐기물로부터 메탄을 추출하고, 이를 바이오가스화해 다시 수소로 전환하는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국내 기술력도 총출동한다. 현대로템의 수소 개질기를 비롯해 제아이엔지, 고등기술연구원 등 국내 유수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구성되어 있다. 현대차는 이미 충주, 청주, 파주 등지에서 유사 모델을 통해 기술을 검증한 바 있다.

사리묵티 프로젝트는 현대차가 해외에서 최초로 진행하는 W2H 수소 실증 사업이다. 단순한 수소 생산을 넘어, 현지 자원 순환과 환경 개선, 에너지 자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매립지 복토를 통해 자연재해를 방지하고, 지역 주민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까지 펼치기로 했다.

이번 사리묵티 매립지 활용을 통한 W2H 수소 생태계 조성 프로젝트는 수소 생산 허브를 마련하는 것을 넘어 인도네시아의 쓰레기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도네시아 국가 수소 로드맵과 관련된 주요 사례 중 하나로 언급되는 등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사리묵티 매립지 관련 협력을 통해 인도네시아 현지에 청정 수소 생산 거점을 마련함으로써 수소 모빌리티 보급 확산을 선도하고 나아가 지역 단위 에너지 자립 문제와 수소 사회로의 빠른 전환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도네시아 W2H 수소 생태계 조성 프로젝트는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전개 중인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실증 사업을 해외로 확장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수소 비즈니스 브랜드인 HTWO를 통해 인도네시아 정부 및 기업과 협력하여 수소 생산을 확대하고, 수소 사회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아세안 최초의 완성차 생산거점을 인도네시아에 설립한 바 있으며, 이번 수소 생태계 확장은 아세안 시장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동남아 전역으로의 확산도 기대된다.

사진/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