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니 쓰레기매립지에 수소충전소 건설…W2H 해외 첫 적용

사리무크티 매립지 낙점…2027년 가동 목표

2025-04-17     최원석 기자

[프레스나인]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 반둥 외곽의 대형 쓰레기 매립지 ‘사리무크티(Sarimukti)’에 수소 충전소를 짓는다. 풍력 발전소나 첨단 산업단지가 아닌 ‘쓰레기 매립지’에 세워지는 이 충전소는 단순한 에너지 인프라를 넘어 ‘쓰레기를 수소로 바꾸는’ 혁신적 모델의 해외 첫 적용 사례가 될 전망이다.

17일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는 해당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포집해 이를 수소로 전환하고, 현장에서 바로 충전까지 가능한 폐기물 기반 수소 생산 시스템(Waste-to-Hydrogen, W2H)을 구축한다. 해당 프로젝트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며, 올해 말 착공이 예정돼 있다.

사리무크티 매립지는 반둥시에서 나오는 하루 1500톤의 생활폐기물 중 약 80%를 소화하는 핵심 쓰레기 처리 시설이다. 쓰레기가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메탄은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강력한 온실가스지만, 현대차는 이를 포집해 현대 로템이 공급하는 스팀 메탄 개질기(SMR)로 정제, 수소로 전환할 계획이다. 생산된 수소는 현장 내 소규모 수소충전소를 통해 바로 차량 등에 공급된다.

이번 인도네시아 프로젝트는 현대차의 W2H 모델이 해외에 적용되는 첫 사례다. 이미 국내에서는 충주, 청주, 파주 등에서 하수 슬러지와 생활 폐기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파일럿 시설이 가동 중이다.

현대차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개도국에서도 활용 가능한 확장형 청정에너지 모델로서 수소 기술의 글로벌 확산을 꾀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현대차의 수소 사업 부문 ‘HTWO’에서 주도하며, 한국 내 복수의 기업 컨소시엄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발표는 자카르타에서 열린 ‘글로벌 수소 생태계 정상회의(Global Hydrogen Ecosystem Summit)’ 현장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가 수소·암모니아 로드맵’을 공개하며, 신수도 누산타라(Nusantara) 내 수소 활용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이 로드맵의 핵심 기여 기업으로 선정, 인도네시아의 장기 에너지 정책 수립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회사는는 2022년 자카르타 인근에 자동차 공장을 완공하며 인도네시아에 깊은 사업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현대차가 ‘동남아 수소 생태계’의 중심지로 인도네시아를 낙점했음을 의미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쓰레기 문제와 친환경 정책 모두를 갖춘 전략적 거점”이라며 “현지에서 성공적인 폐기물-수소 전환 모델을 증명해, 향후 아세안 전역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다자 협력 프로젝트 추진에 나섰다. 사진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글로벌 수소 생태계 서밋 2025’에 참석했던 박재하(왼쪽 세번째) 현대차 글로벌수소비즈니스사업부장(상무)를 비롯한 현지 정부 관계자들. 사진/현대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