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인도법인 2년 사이 판매량 5% 감소... 성장세 정체 이유는?

2025-04-23     나한익 기자

[프레스나인] 기아 인도는 FY2024–25 회계연도(3월 결산) 동안 총 255,207대를 판매하며 전년도 245,634대 대비 4%의 소폭 증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FY2022–23년의 269,229대와 비교하면 2년 사이 5% 감소한 수치로, 전반적인 성장세는 정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판매 수치의 증감이 아닌, 인도 시장 내 기아의 입지 변화와 시장 경쟁 구도 재편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기아의 주력 모델 중 하나인 소넷(Sonet)은 99,805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23%의 증가를 기록해 실적 상승을 주도했다. 이는 부분 변경 모델의 출시 효과와 소형 SUV 시장 내 소비자 수요의 꾸준함이 반영된 결과다. 반면, 과거 기아의 판매를 이끌었던 셀토스(Seltos)는 100,423대에서 72,618대로 28%나 급감했다. 이는 해당 세그먼트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소비자 선택 폭이 넓어진 결과로 보이며, 셀토스의 신차 매력도가 이전만 못하다는 시장 평가를 반영한다.

카렌스(Carens)는 64,609대로 전년 대비 2% 증가했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8% 감소했다. 이는 모델의 노후화와 경쟁 모델 출시에 따른 수요 분산 영향으로 해석된다. 새롭게 출시된 사이로스(Syros)는 첫 해 15,986대를 판매하며 준수한 출발을 알렸다. 소넷과 셀토스 사이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전기차(EV) 부문에서는 EV6가 810대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으나 여전히 틈새 시장에 머물고 있으며, 신규 모델 EV9는 16대로 고전 중이다. 이는 인도 내 충전 인프라 부족과 고가 EV에 대한 수요 제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고급 MPV 모델 카니발(Carnival)은 1,361대로 비교적 선전했다.

기아의 인도 내 판매 부진은 여러 복합 요인에서 비롯된다. 첫째, SUV 중심의 라인업이 점차 경쟁 브랜드의 신차 공세에 밀리며 차별성이 약화되고 있다. 둘째, 고급 트림 위주의 전략은 가격 민감도가 높은 인도 시장 특성에 다소 맞지 않아 대중적인 흡입력을 잃고 있다. 셋째, EV 전략의 경우 아직까지 시장 기반이 탄탄하지 않아 성장이 제한적이다.

향후 기아 인도가 다시 성장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셀토스의 경쟁력 회복과 함께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충전 인프라 구축, 보급형 모델 강화 등이 주요 과제가 될 것이다. 또한, 제품 주기의 적절한 관리와 지역 특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인도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기아가 다시 강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보다 유연하고 공격적인 전략 전환이 요구된다.

기아차 인도 모델 '소넷'. 사진/기아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