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이스라엘 메트로 시장 진출 노린다

중국 CRRC 계약 취소에 반사이익 부상…중국 배제 속 기회 모색

2025-04-23     최원석 기자

[프레스나인]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의 압력을 받아 중국 기업의 인프라 사업 참여를 차단하면서 현대로템이 대형 프로젝트 진출 기회를 노리고 있다.

23일 이스라엘 경제지 Globes에 따르면 최근 예루살렘 경전철 '블루라인' 프로젝트가 사실상 중단됐다. 이는 재무부가 중국 국영기업 CRRC로부터 차량을 조달하는 수주 컨소시엄 계약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이 결정은 미국 측의 중국 국영기업과의 거래 회피 압력에 따른 것이다. 
 
해당 컨소시엄은 지난해 공급사였던 폴란드 PESA가 이스라엘의 신용등급 하락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이유로 철수하자 CRRC로 방향을 틀었다. 컨소시엄은 현대로템으로부터 높은 가격을 제안받아, 결국 CRRC를 선택했다. 

당시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은 전쟁 상황으로 인해 현대로템 측이 이스라엘 내 사업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후 현대로템은 연이어 서한을 보내 프로젝트 참여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의 입찰 자료는 미국 측에도 전달됐다. 핵심 관계자가 “대안이 있다면 굳이 중국과 거래할 이유가 있느냐”고 미국 측을 설득했으며, 미국 행정부가 이 사안에 개입해 결정 연기를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로템은 블루라인뿐 아니라 메트로 굴착 사업 입찰도 겨냥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내년부터 수도권 24개 도시를 연결하는 총 300km 길이의 지하철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선 22대의 터널 굴착기(TBM)와 대규모 인프라 인력이 필요한데, 현재 국내 업체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2년간 인도와 한국 기업 유치를 위한 대표단을 파견했으며, 현대로템의 글로벌 경험과 시공 능력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사진/현대로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