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peline Review][셀트리온제약]제2의 엔허투 나오나...ADC, HER2 저발현에 효과

이중 페이로드 ADC CTPH-02 개발...MMAE와 세포주기조절 약물 결합 HER2 저발현 암종에서 시너지 확인...내성 극복, 치료지수 개선 등 이점 기대

2025-04-24     임한솔 기자

[프레스나인] 셀트리온그룹이 바이오시밀러에서 신규 플랫폼 기반 신약개발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셀트리온제약은 새로운 항체약물접합체(ADC)를 들고 글로벌 학회에 출격한다. 2개의 페이로드(payload)를 장착한 이 ADC는 HER2 저발현(HER2 low) 암종에서 치료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이찌산쿄,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대표적 HER2 타깃 ADC 엔허투(Enhertu)와 경쟁이 이뤄질지 관심이다.

셀트리온제약은 곧 개최되는 미국암학회(AACR 2025)에서 이중 페이로드 ADC ‘CTPH-02’에 대해 포스터 발표한다. 

CTPH-02는 HER2를 표적하는 항체 트라스트주맙(trastuzumab)을 기반으로 한다. 트라스트주맙에 붙는 2개의 페이로드 중 하나는 ADC에 자주 쓰이는 MMAE다. MMAE는 세포 분열을 억제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다른 페이로드로는 세포주기조절(cell cycle regulating) 약물이 탑재됐다. 구체적인 성분은 초록에 공개되지 않았다. 암세포의 성장 및 증식을 저해하는 기전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제약에 따르면 CTPH-02의 개발은 저용량의 MMAE를 사용하면서도 치료효과를 유지하거나 높일 수 있는 페이로드 조합을 찾는 데서 시작됐다. MMAE는 항암 효과가 뛰어나지만 독성도 강해 치료지수(therapeutic index, TI)를 높이기 어려운 약물로 꼽힌다. 치료지수가 낮다는 건 최저유효용량(MED)과 최대허용용량(MTD)의 차이가 작아 용량 조절이 어렵다는 의미다.

CTPH-02는 MMAE와 세포주기조절 약물의 조합으로 이런 용량제한독성(dose-limiting toxicity)의 리스크를 어느 정도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 또 2가지 페이로드를 함께 사용하는 만큼 단일 페이로드 ADC가 일으킬 수 있는 내성 문제에도 비교적 자유로울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주목되는 건 CTPH-02의 타깃 암종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CTPH-02는 HER2 저발현 암종을 대상으로 유의미하게 높은 시너지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엔허투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최근 엔허투는 HER2 저발현 유방암에서 치료효과를 입증하며 적응증을 확장하고 있다. 엔허투의 활약으로 인해 기존 HER2 양성, HER2 음성으로만 나뉘던 유방암의 분류 기준이 HER2 저발현/초저발현 등으로 새롭게 정립될 정도다. CTPH-02도 임상적 유효성이 확인될 경우 엔허투와 경쟁하게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사진/셀트리온제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