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peline Review][대웅제약]계속되는 신약 성과, 혁신신약으로 이어진다
①세계 최초의 PRS 저해제 '베르시포로신' 주목…특발성 폐섬유증 치료 도전 콜라겐 과도한 생성 억제해 섬유화 진행 차단…켈로이드, 전신경화증 등 적응증 확장 가능
[프레스나인] 대웅제약은 지난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를 허가 받았고, 이듬해인 2022년에는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을 허가 받으면서 잇따라 신약 개발 성과를 일궈냈다.
이러한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대웅제약은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IPF) 치료제 '베르시포로신(개발명 DWN12088)'을 개발하고 있다.
베르시포로신은 앞서 개발한 펙수클루, 엔블로와 달리 '퍼스트 인 클래스(First in Class, 계열 내 최초 약물)' 약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세계 최초로 PRS(Prolyl-tRNA Synthetase) 저해 기전의 항섬유화제로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폐 조직에 콜라겐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축적돼 폐포벽이 두꺼워지고, 이로 인해 폐의 탄력성과 기능이 저하되는 난치성 질환이다. 콜라겐 자체는 정상적인 조직을 회복하는데 필수적인 단백질이지만, 특발성 폐섬유증에서는 섬유아세포의 비정상적 활성화로 콜라겐이 과도하게 생성돼 폐 조직의 섬유화를 유발한다. 이 같은 섬유화가 발생하면 폐의 산소와 이산화탄소 교환을 방해해 호흡 곤란, 폐기능 저하, 생명 단축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현재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로는 피르페니돈, 닌테다닙 등이 표준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피르페니돈은 섬유아세포의 증식과 콜라겐 합성을 억제하고, 항염증·항산화 작용을 통해 질환 진행을 늦춘다. 닌테다닙은 PDGFR과 FGFR, VEGFR 등 성장인자 수용체를 동시에 억제해 섬유아세포의 증식과 섬유화 신호전달을 차단한다.
베르시포로신이 이들 약물과 차별되는 점은 콜라겐 합성의 근본 기전을 직접 겨냥한다는 점이다.
PRS 단백질은 콜라겐 합성에 필수적인 효소로, 프롤린(Proline)이라는 아미노산을 tRNA에 결합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프롤린은 콜라겐을 구성하는 주요 아미노산 중 하나로, 콜라겐 폴리펩타이드 사슬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PRS가 활발하게 작용하면 프롤린이 충분히 공급돼 콜라겐 합성이 촉진된다. PRS 활성이 높아지면 콜라겐 합성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섬유증 등 조직의 비정상적 콜라겐 축적이 발생할 수 있는 것.
베르시포로신은 이러한 PRS를 저해하는 기전의 약물로, 프롤린 공급을 제한해 콜라겐 합성을 억제해 섬유화 진행을 차단한다.
피르페니돈이나 닌테다닙 역시 콜라겐 합성 및 섬유화 억제를 주요 기전으로 하고, 폐활량 감소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지만, 완전한 치료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베르시포로신은 콜라겐 합성 자체를 직접 억제함으로써 특발성 폐섬유증을 치료하고자 하는 것으로, 이러한 기전을 이용해 향후 특발성 폐섬유증 외에도 켈로이드와 전신경화증 등으로 적응증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