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테라퓨틱 '임상 중단' 파이프라인 개발 좌초, TPD 플랫폼 미래 불투명

HER2 고형암 타깃 ORM-5029, 1상서 SAE 발생해 환자모집 중단→개발 중단 BMS 기술수출 물질 외 남은 파이프라인 전무...플랫폼 신뢰성 문제 직면

2025-04-28     임한솔 기자

[프레스나인] 오름테라퓨틱의 주력 파이프라인인 단백질분해제(TPD) 기반 항체약물접합체(ADC) ORM-5029의 개발이 결국 중단됐다. 임상 초기부터 안전성 문제가 불거진 결과다. 오름테라퓨틱 기업가치의 근간인 TPD 플랫폼의 신뢰성이 무너질 위기다.

오름테라퓨틱은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및 기타 HER2 과발현 악성종양 치료제 ORM-5029의 개발을 자진 중단한다고 28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ORM-5029 임상 1상의 환자 1명에게 중대한 이상사례(SAE)가 발생해 임상 환자 모집이 중단된 뒤로 약 6개월 만이다. 회사에 따르면 해당 환자는 간부전으로 사망했다.

ORM-5029 임상 1상은 용량증량(Dose Escalation)과 용량확장(Dose Expansion)으로 나뉜다. SAE는 용량증량 단계에서, 특히 저용량 투여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량증량은 투여 용량을 늘려가며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단계인데 낮은 용량을 투입했음에도 문제가 생긴 것이다.

저용량에서 SAE가 일어난 만큼 더 이상 개발을 지속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환자 안전을 고려하며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용량을 더 낮춰야 하는데 이 경우 유의미한 치료효과를 입증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다. 임상 계획 변경이 아닌 개발 중단이 결정된 이유다.

오름테라퓨틱은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임상적 안전성, 약물동태학(PK), 약력학(PD) 자료에 대한 종합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프로그램의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명확한 위험-이익(risk-benefit) 프로파일을 갖춘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회사의 의지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현재 회사에 남은 파이프라인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오름테라퓨틱이 공개한 파이프라인은 ORM-5029와 ORM-6151 등 2개 뿐이다. ORM-6151은 ORM-5029와 같은 방식으로 개발된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로, 2023년 10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 이전됐다. ORM-6151에 뒤이어 기술수출 기대감을 높이던 ORM-5029는 이번에 개발이 중단됐다.

회사는 후속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는 중이지만 이미 TPD 기반 ADC 아이디어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진 상황이다. 신규 파이프라인을 개발해 다시 임상 단계에 진입하더라도 글로벌 빅파마의 검증 문턱을 통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사진/오름테라퓨틱